병역비리 래퍼 라비·나플라 등 137명 적발
상태바
병역비리 래퍼 라비·나플라 등 137명 적발
  • 권동혁 기자
  • 승인 2023.03.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상엽 1차장검사(사진=연합뉴스)
구상엽 1차장검사(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권동혁 기자] 검찰과 병무청이 지난해 12월 합동수사팀을 꾸린 지 약 3개월 만에 병역면탈사범 래퍼 137명을 적발해 재판에 넘겼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허위 뇌전증 진단을 위한 맞춤형 병역면탈 시나리오를 만들어 범행을 주도한 브로커 2명, 사회복무요원이 병역을 제대로 이행한 것처럼 출근부 등을 조작한 공무원 5명, 병역면탈자 109명과 공범 21명이다.

이에 브로커 구모 씨와 김모 씨, 래퍼 나플라와 그의 출근부를 조작한 공무원 등 7명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이들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브로커와 공모해 발작 등 뇌전증을 거짓으로 꾸며내고 병무청에 허위 진단서를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은 혐의를 받는다.

구씨와 김씨는 맞춤형 시나리오를 제공한 뒤 허위로 보호자·목격자 행세를 하면서 1∼2년에 걸쳐 진료기록을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특히 구씨는 13억8387만원, 김씨는 2억1760만원을 각각 의뢰인으로부터 챙겼다. 검찰은 범죄수익 약 16억원을 추징보전 조치했다.

구씨는 지난해 12월, 김씨는 지난 1월 구속기소돼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병무청은 뇌전증 이외의 문제로 이들 브로커와 계약한 의뢰인, 최근 수년간 뇌전증으로 병역을 감면받은 이들을 점검할 계획이다.

병무청은 병역판정검사를 정밀화하고, 지속적인 약물 복용 여부도 검사할 계획이다. 특별사법경찰 직무 범위를 확대해 병역면탈을 교사·방조하거나 관련 정보를 온라인 등에 게시하는 경우도 수사할 방침이다.

구상엽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기소된 이들이 병역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구씨의 뇌전증 병역비리 수사 과정에서 래퍼 나플라의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둘러싼 공무원들 비리 혐의도 포착됐는데 검찰은 나플라와 서울지방병무청 복무담당관 강모씨, 서울 서초구청 공무원 염모씨 등 3명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소속사 그루블린 공동대표 김모씨와 다른 공무원 3명 등 4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고 구씨도 병역법 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추가기소했다.

이들은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초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나플라의 출근기록 등을 허위로 꾸며 병역면탈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나플라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게 되자 김씨와 함께 구씨에게 의뢰해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했는데 우울증이 악화한 것처럼 속이고 병무용 진단서를 허위로 발급받았다. 이에 약을 처방받고 복용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공무원들은 나플라가 서초구청에 출근한 적이 없는데도 141일 동안 정상 근무한 것처럼 일일복무상황부를 조작했고 나플라가 정상 출근했지만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적응하기 어려워 잦은 지각과 조퇴·병가가 불가피했다는 내용의 기록을 남겼다.

이들은 이같은 기록을 토대로 복무 부적합자 소집해제 신청서와 사실조사 결과보고서 등을 작성해 조기 소집해제 절차를 밟았으나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나플라의 의도나 구체적인 사정은 모른 채 속은 것으로 보인다"며 "병역 의무와 관리, 출근부 등 공문서 작성은 공정하게 이뤄져야 하므로 범죄가 중대하다고 판단해 기소했다"고 말했다.

검찰과 병무청은 서초구청 소속 다른 사회복무요원의 관리 실태도 점검 중이다. 병무청은 출근부 조작 등을 확인하기 위해 불시에 실태조사를 하기로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