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론조사 없이 ‘당원 투표 100%’...국민 납득하고 호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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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론조사 없이 ‘당원 투표 100%’...국민 납득하고 호응할까?
  • 이슈밸리
  • 승인 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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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 (사진=이슈밸리)
여의도 국회 (사진=이슈밸리)

 


[이슈밸리=사설] 국민의힘이 일반 국민 여론조사 없이 '당원 투표 100%'로 당대표를 뽑는 차기 전당대회룰을 확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당권 최종후보 선거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일정 비율 반영해 왔다. 

그러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현행 7대3(당원투표 70%·일반국민 여론조사 30%)인 당헌·당규상 대표선출 규정을 '당원 투표 100%'로 바꾸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념과 철학 목표가 같은 당원들이 대표를 뽑는 것은 당연하다"며 "당원의 자발적 투표로 당 대표 선출이 가능하므로 비당원 여론조사를 병행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정 비대위원장의 말이 일리는 있지만 자신감 없는 태도로 비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비대위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할 경우, 현 야당인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해 비윤(친윤석열계)에 반대되는 인물에게 몰표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염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는 "당 대표 뽑는 게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 선거가 아니지 않느냐"고 비판했고 유승민 의원은 與, 골대 옮겨 골 넣으면 정정당당한가'라는 신문 사설을 SNS에 올렸다. 비윤계인 김웅 의원도 “승부 조작하면 팬들은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 모두 최대 관심사는 2024년 국회의원 선거 승리다. 차기 총선을 통해 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빼앗긴 의석을 압도적으로 가져오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는 남은 임기 내내 야당에 끌려다니게 된다. 경우에 따라 탄핵 공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선 공천권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당대표 선거를 소위 말하는 당원 투표로만 선출한다면 국민은 현 여당에 또 한 번 실망을 하게 된다. ‘체육관 선거’ ‘그들만의 리그’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대표 선출에 국민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은 노쇠하고 꽉 막힌 정당으로 비칠 수 밖에 없다.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칠 MZ세대는 결코 ‘끼리끼리 선거’를 반기지 않는다.

무엇이든 대충 눈감고 넘어가면 될 것이라는 안일함이 오늘날 여의도 정치를 나락으로 빠트렸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민 여론 30%도 무서워 반영 못하는 정당이 무슨 국정을 운영하고 나라를 다스린다고 할 수 있겠는가. 

국민의힘이 걱정하는 사표는 반대로 민주당과 정의당의 당권 선출 시 일반 국민투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동수의 현상이다.  

집권 여당 지도부라면 당리당략 근시안적 접근보다는 국민과 나라를 좀 넓게 보고 생각하는 안목이 필수적 아닌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국민이 제외된 자기들만의 리그를 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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