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MBC 이슈로 에너지 낭비한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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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MBC 이슈로 에너지 낭비한 대통령실
  • 이슈밸리
  • 승인 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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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후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 도착, 이동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동남아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후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 도착, 이동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슈밸리=사설] 용산 대통령실이 굳이 MBC 취재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거부하며 언론사 망신 주기 프레임으로 갈 필요는 없었다. 

본질은 윤석열 대통령의 캄보디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인도네시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한미일 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의 성공일 텐데 MBC 취재원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 이슈가 정상회담 본질을 흐리게 했다. 

대통령실은 정상회담 성공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데, 마치 대통령실 vs 진보언론 싸움 프레임을 스스로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11일 국내 대다수 언론은 윤 대통령의 캄보디아 아세안 정상회의 출국 소식보다는 MBC 취재진의 탑승 거부 이슈를 메인 뉴스로 다뤘다. 

MBC 취재진을 대통령 전용기에 안 태운다 하여, 윤 대통령의 비속어 문제에 대해 반성·각성·사과하길 기대하는 것은 대단한 착각이자 오판이다. MBC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은 대통령실이 더 잘 알 듯 싶다. 언론에 대해 잠깐의 망신 주기는 가능하나, 결코 오래가지는 않는다.  

기자들은 회사의 편집 방향에 따라 각자 다른 기사를 쓰긴 해도 사석에서는 모두가 선후배다. 더욱이 언론 망신 주기는 보수 언론 조차 윤석열 정부에 등을 지도록 만들 수 있다. 이날 아침 대부분의 보수신문 사설은 MBC와 대통령실을 동시에 질타했다. 일부 신문은 대통령실의 반응을 ‘단세포적 감정적 대응’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 문제는 벌써 외신에 보도됐고 해외 언론단체가 윤석열 정부의 언론 탄압이라고 반발 성명서까지 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 순방을 앞두고 비서실이 꼭 이렇게 문제를 크게 벌일 필요가 있었을까. 

대통령실은 가뜩이나 크고 작은 이슈를 스스로 양산해 내고 있다. 국회 국감 현장에서 시민사회수석과 홍보수석이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라는 글을 남겨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놨다. 

이 또한 엉뚱한 이슈를 만들어 윤석열 정부에 큰 부담을 줬다는 지적이다. 지난번 윤 대통령의 영국과 미국 방문 시에는 지각 조문과 비속어 사용으로 큰 논란을 야기했다. 

본질에 집중해도 모자를 판에 생각지도 못한 방향에서 대통령과 대통령실에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셈이 됐다. 

MBC·한겨레·경향 등 진보 매체들은 앞으로도 편집 방향을 절대 바꾸지 않을 것이다. 이는 조선·중앙·동아도 마찬가지다. 언론사가 지향하는 신념이 각기 크기 때문이다. 권언유착(勸言癒着) 하라는 게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헌법 제21조 1항('모든 국민은 언론의 자유를 가진다.')을 존중하면 된다. MBC도 윤석열 정부의 흠집만 찾아 나설게 아니라 국익의 관점에서 지혜롭고 촉명한 보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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