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尹 대통령의 별명 ‘90’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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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尹 대통령의 별명 ‘90’ 의미는?
  • 이슈밸리
  • 승인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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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대통령실)
(사진출처=대통령실)

 


[이슈밸리=윤대우 편집장] 얼마 전 대기업 임원과 점심을 함께 했다. 그는 과거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그래서인지 현재 용산 대통령실에 인맥이 여럿 있고 정보도 자주 나눈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별명이 ‘90’이라고 소개했다. “왜 90이냐"고 묻자.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회의와 모임에서 본인이 90%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란 것이다. 

지인은 "최근 윤 대통령의 별명이 ‘100’으로 변할 조짐을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 한숨이 절로 나왔다. 대통령의 자리가 국가의 많은 정책을 주도하고 지시해, 말을 많이 해야겠지만, 때론 자신의 말을 줄이고 주변의 말을 참고할 필요가 있는 자리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과거 검찰총장 시절 별말 없이 묵묵히 일하는 이미지를 가졌다. 언론에 노출 횟수도 적었고 공개 발언은 더더욱 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국정 감사장에서 내뱉었던 말 한마디에 무게가 실려 보였다. 그런데 과묵한 이미지의 윤 대통령이 평소 수다쟁이란 사실에 다소 놀랐다. 

성격이 호탕하고 술을 좋아해 검찰 선후배가 많고 술자리를 자주 갖는 것은 알지만, 그때도 주로 이야기를 듣는 쪽이라고 필자는 생각했다. 지인은 조심스레 이런 말도 꺼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안 듣는다”

본인 말이 많은데 참모들의 이야기까지 안 듣는다면 이후 대통령실은 물론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이 몰려왔다. 역대 대통령들도 대부분 이런 오류를 거쳐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말을 많이 하고 적게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결론은 주변 측근, 참모들의 충언을 대통령이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더 큰 문제다. 

과거 한 신문의 칼럼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교하는 글을 읽은 적 있다. 노 전 대통령은 평소 강하고 다른 사람 말을 잘 안 들을 것 같지만, 의외로 충언과 직언을 곧잘 귀담아듣고 바로 실행했다는 것이다. 반면 문 전 대통령은 앞에서는 열과 성을 다해 이야기를 들어주긴 하지만 결국은 자기 뜻과 고집대로 했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진보 진영의 극심한 반대에도 한미FTA, 이라크파병,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한 것을 보면 위 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의 자리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아도 될 자리다. 한편으로는 국민인 초등학교 어린이의 말도 소중히 들어야 할 자리이기도 하다. 

집권 초기임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초반대에 계속 머무르고 있는 것도 어쩌면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아닌가.

윤 대통령이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와 용산으로 이사 한 것은 국민과 더 가까이 소통을 하기 위해서라고 공언했는데, 과연 지난 5월 취임 이후 용산 주변 주민을 과연 몇 번이나 만나 대화를 했는지, 정치 원로의 말을 얼마나 귀담아들었는지, 야당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시점이다. 

말을 절제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많이 들으면 그만큼 생각할 기회의 폭이 커진다. 말을 하면서 내 뿜는 에너지를 내면으로 저장하고 이를 사고(思考)로 연결하면 더 좋은 생각, 더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윤 대통령은 매 순간 좋은 판단과 결정을 해야 할 위치에 서 있다. 그러기 위해선 경청(傾聽)을 잘하는 윤 대통령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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