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준석, 대통령과 당 내부 비난 더는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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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준석, 대통령과 당 내부 비난 더는 중단해야
  • 이슈밸리
  • 승인 202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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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가운데)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출처=국민의힘)
이준석(가운데)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출처=국민의힘)


[이슈밸리=사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연일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된 당내 중진들을 성토하고 있다. 국가의 주요 이슈는 접어둔 채 오로지 국민의힘 식구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22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자신감 없는 황제, 경기전 검투사 칼로 푹"이란 표현을 거침없이 썼다. 이 전 대표의 발언 수위는 날이 갈수록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MBN에 출연해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거론하면서 본인을 주인공인 검투사 막시무스에, 윤석열 대통령을 황제 코모두스에 빗댔다. 그는 전당대회를 경기에 빗대면서 "황제가 자신감이 없으니까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막시무스의) 옆구리를 칼로 푹 찌르고 시작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자신을 가리켜 '이 XX 저 XX'라고 했다는 자신의 주장과 관련해 "소위 윤핵관, 윤핵관 호소인들이 저를 때리기 위해 들어오는 약간 지령 비슷한 역할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당시 CBS 라디오에 나와 "그 사람들이 그걸 듣고 나서 '대통령이 이준석을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그러니까 재 때려도 되겠다' 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취임 100일 맞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성적을 100점 만점에 25점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앞으로도 다양한 TV·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집안 식구에 대한 비난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동에 박수치며 응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국민 다수는 인상을 찌푸릴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한솥밥을 먹었던 현직 대통령과 당내 가족을 싸잡아 비난하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은 어떤 이유가 됐건, 비난을 난발하는 정치인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습성이 있다. 

한때 집안 어른으로 불러 지는 당 대표인, 아버지가 밖에 나가서 아내와 자식들을 대놓고 비난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카톡으로 나눈 ‘내부총질’이 현실화 되고 있는 셈이다. 

이 모든 과정의 1차 책임은 이 전 대표에게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8일, 국민의힘 당 윤리위원회는 성 접대 의혹 무마를 위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와 관련해 이 전 대표에 대해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내렸고 이에 따라 그는 당 대표 직무가 정지됐다. 

당 대표가 6개월 공석 되면서 국민의힘은 비대위로 전환됐고 그는 당 대표직을 자동적으로 상실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이에 반발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당 대표 복귀 여부를 따지는 법원의 판단을 조용히 기다리면 되는데, 이 전 대표는 본인의 억울함을 사방팔방 언론에 호소하며 현직 대통령과 당내 가족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애초 이 전 대표가 성 접대 의혹을 받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도 않았다. 그동안 여·야 정치인들은 성 비위 사건과 관련이 되면 정치생명이 끝나는 것이 관례였는데 이 전 대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본인은 깨끗하고 아무런 관련 없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경찰이 곧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36세의 나이로 헌정 사상 최초로 30대, 최연소 제1야당 대표가 됐다. 여의도 정치권은 물론 국민 다수는 이준석 전 대표에 기대를 걸었다. 정치권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기성 정치권의 폐습과 잘못된 문화를 바꿔줬으면 했다. 

그런데 이 전 대표는 기성 정치인 만큼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행동, 꼰대 정치로 실망을 안겼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마음에 안 든다고 당을 2번씩이나 나가 잠적을 했고, 갈 길 바쁜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이 대표를 만나러 지방에 내려간 적도 있다.  

이 전 대표 스스로는 3·9 대통령 선거와 6·1 지방선거 승리의 1등 공신이라고 자처하겠지만,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 애를 먹인 사람에 대해 국민과 당원들은 과연 그렇게 생각할지는 의문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앞으로도 정치를 계속하려면 더는 지금 같은 비난 일색의 행동은 중단하고 말을 아껴야 한다. 이것이 그나마 이준석을 지지하는 국민과 당원의 최소한의 예의 아닐까 한다. 

정치인으로 성장하려면 말 잘하는 사람보다는 조금 억울해도 참고 인내하는 ‘겸양’ ‘가난한 마음’을 갖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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