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타이밍 자주 놓치는 尹 대통령과 비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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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타이밍 자주 놓치는 尹 대통령과 비서실
  • 이슈밸리
  • 승인 20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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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사진출처=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사진출처=대통령실)

 


[이슈밸리=사설] 정치는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다. 야권 한 의원 말처럼, 윤석열 대통령이 300mm 폭우가 예상됐던 8일 저녁 용산 대통령실에서 퇴근하지 않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바로 방문했다면 다음 날 아침, 윤 대통령은 야권과 언론으로부터 비난받지 않았을 것이다.   

또 윤 대통령이 서초동 자택에서 새벽 3시까지 한덕수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으로부터 실시간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상황을 점검하는 단 한 장의 사진만 언론에 보도됐다면 대통령실은 다음날 궁색한 변명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위 두 가지 사례는 윤 대통령과 비서실이 정치 감각,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 입문 9개월 만에 대통령이 된 사람에게 탁월한 정무 감각을 요구하기가 무리라면, 대통령실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이 윤 대통령에게 퇴근 후 재난안전대책본부 먼저 방문을 제안했어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새벽 3시까지 재난 대응에 밤잠 안 자고 있었다면 이는 홍보수석실, 대변인실에서 언론에 사진 한 장, 문자 한 통으로 제때 알려야 했다. 새벽이라 기자들 깰까 봐 안 했다면 이는 어불성설(語不成說)에 불과하다. 이날 국내 대다수 언론은 기록적인 폭우로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즉, 윤 대통령 본인도 정무 감각이 부족하지만,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비서진들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9일 아침, 날이 밝자 가장 먼저 중앙재안안전대책본부에 들렀고 이어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참변 당한 서울 관악구 반지하 주택부터 찾았다. 윤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처럼 재난 상황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 다만, 조금 기민하고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지지율 급락으로 어려움에 처한 윤 대통령이 물난리가 난 8일 저녁, 한발 앞서 생각하고 행동했다면 국민의 마음을 어느 정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시각이 있다. 참모·비서진이 말 하기 앞서 대통령 스스로 판단·결정해야 한다. 

아무리 그래도 “대통령이 있는 곳이 상황실”이라는 대통령실의 안일한 항변은 너무 나갔다. 과거 청와대에 지하 벙커가 있고, 용산 대통령실에 종합상황실이 있는 것은 전국 각 지자체와 정부 부처, 군과 경찰, 국정원 등의 보고를 한눈에 쉽고 빠르게 보고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서초동 윤 대통령 자택 내부를 아무리 완벽한 시스템과 요새처럼 만들었다 해도 이런 모든 상황을 충족하기 쉽지 않을 테고, 윤 대통령이 영화 마블의 초능력 주인공도 아닌 이상, 복잡하고 어려운 실시간 재난 상황을 어떻게 다 이해하고 대처한다는 말인가. 

대통령실의 궁색한 항변은 국민 비난의 화살을 굳이 윤 대통령에게 돌리게 하는 것밖에 안 된다. 지금의 윤석열 정부 지지율 하락은 대통령 본인도 문제지만 실수를 연발하는 참모·비서진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재난 상황에서는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고 수습하는 게 최선이다. 국민 앞에 더욱 겸손해질 때 정치 감각, 타이밍을 보는 눈도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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