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00㎜ 물 폭탄, 7명 사망해도 밤새 컨트롤타워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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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00㎜ 물 폭탄, 7명 사망해도 밤새 컨트롤타워 보이지 않았다”
  • 이슈밸리
  • 승인 202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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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8시 35분 기준 기상청 인공위성에서 찍힌 한반도 모습. 짙은 비구름 띠가 중부지역에 걸쳐 있다. (그래픽 출처=기상청)
9일 오전 8시 35분 기준 기상청 인공위성에서 찍힌 한반도 모습. 짙은 비구름 띠가 중부지역에 걸쳐 있다. (그래픽 출처=기상청)

 

[이슈밸리=사설] 밤사이 서울과 경기권 일대 최대 400㎜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수도권 일대에서 7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빚어졌다. 9일 오전 7시 34분 기준 여전히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어 비 피해로 인한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8일부터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9일 오전 6시 기준 서울에서 5명, 경기 일대에서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실종자도 6명이 발생했으며 부상자도 9명 확인됐다.  

문제는 중대본에서 언론 상대로 발표하는 실시간 피해 상황을 일반 시민들은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포털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혹은 ‘중대본’을 검색하면 행정안전부 누리집(사이트)가 나온다. 9일 오전 7시 56분 기준, 행안부 사이트를 샅샅이 살펴봐도 실시간 피해 집계 현황이나 비 피해 대응 요령 내용은 찾기 힘들었다. 

사이트 메인 ‘알립니다’에는 행안부 전임기제공무원 관련 자료가 올라와 있고, 보도자료에는 수도권 집중호우에 따른 출근 시간 조정, 서울 경기 호우피해 확대와 관련 3줄짜리 짤막한 내용이 올라와 왔을 뿐이다. 

이는 소방청 누리집에도 마찬가지였다. 연합뉴스 등 국내 언론에서 보도한 폭우 피해 상황 뉴스만 올라왔지, 소방청이 자체 집계한 피해 현황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 

아울러, 수도권 일대 80년 만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지만 정부나 서울시 고위 관계자가 밤사이 강남 일대 등 피해 현장을 방문해 대책을 파악하고 지시하는 사진은 없었다. 

전날 국정 쇄신을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저녁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집중호우 관련 “특별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긴급 지시했지만 재난대책본부를 찾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제 비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은 윤 대통령 사저 인근 강남·서초구 일대였다. 

대통령이 안 보이면 주무 부처 장관이라도 피해 현장을 찾아야 하는데,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8일 저녁 서울에서 1시간 30분 거리인 세종 2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 등 상황점검 회의를 주재했을 뿐, 서울·경기 등 비 피해 현장을 방문한 모습은 국내 언론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피해 현장을 찾은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모두 날이 밝으면 찾을 계획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상자는 이미 발생한 상태다. 

재난 위기 대응이 말로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기상청은 9일에도 전날 이상의 폭우가 수도권 일대에 쏟아진다고 한다. 이전 겪어보지 않았던 비가 계속 쏟아진다면 대한민국은 금새 마비될 수 있다.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그 어느 때보다 제대로 작동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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