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외교] 尹 대통령의 몸짓 습관과 정상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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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외교] 尹 대통령의 몸짓 습관과 정상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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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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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출처=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출처=대통령실)

 

[이슈밸리=윤대우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외교를 펼치고 1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3박 5일 나토 방문 기간 총 16건의 외교 일정을 소화하며 한·미·일 정상회의와 일본·호주·뉴질랜드(AP4) 정상회의는 물론 호주·프랑스·네덜란드·폴란드·EU·튀르키예·덴마크·체코·캐나다·영국 등 10건의 양자회담 등의 다자외교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윤 대통령이 지난 28년 검사 기간 중 해외여행이나 업무차, 해외 여러 곳을 방문했겠지만, 여러 외국 정상을 며칠간 집중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윤 대통령은 외국 정상을 만났을 때 평정심과 여유를 보이려 했겠지만, 본인도 인지(認知)하지 못하는 습관을 통해 긴장하는 모습이 TV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다.  

일단 윤 대통령은 몸을 많이 움직인다. 앞뒤가 됐든 좌우가 됐든, 머리도 여전히 자주 흔든다. 무엇보다도 외국 정상을 처음 만나 인사를 할 때는 상대국 정상의 눈을 정확히 바라봐야 하는데 어색함을 참지 못했다. 

외국의 에티켓 중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사람을 응시하고 눈을 마주친 것인데 적어도 첫 만남의 순간, 윤 대통령은 호주·네덜란드·폴란드·체코·캐나다 정상과 눈을 정확히 바라보지 못했다. TV 화면 혹은 유튜브에 장면이 나온다. 

몸을 많이 흔들고, 눈을 안 마주쳤다고 정상회담이 실패한다는 것은 아니다. 외국 정상들은 윤 대통령이란 사람보다는 세계 군사력 6위·경제력 10위인 한국이라는 뒷배경을 더 중시했을 것이다. 

다만, 정상외교 성공과 실패는 나라의 국력을 떠나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 대통령의 외교력은 100번, 1000번 중요하다 해도 입만 아프다.  

대통령실이나 외교부 의전 담당관이 제아무리 윤 대통령에게 사전에 외국 정상과 첫 대면에서의 중요한 에티켓을 알려줬어도 습관이 몸에 밴 이상 고치기는 쉽지 않다. 

외국 사람들은 몸을 많이 흔들면 산만하다고 생각할 수 있고, 눈을 안 마주치면 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야 윤석열 대통령의 이런 행동·습관을 여러 차례 봐왔기에 100번, 1000번 이해하지만, 외국 정상들은 이런 윤 대통령의 모습에 다소 의아해하거나 신뢰를 못 가질 수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제사회에서 정상 간의 네트웍이 우선시되면서 앞으로 윤 대통령의  외교력은 더욱 중시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가 때로는 나라를 살리기도 하고 나라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세계 1, 2차 대전과 많은 전쟁은 종교와 이념이란 명분으로 시작됐다고 하나, 자세히 들어가면 사람 간의 작은 오해의 불씨로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첫 해외순방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 아쉬운 점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참모진들의 분석도 따라야 하겠지만, 본인 스스로 냉정히 뒤돌아봐야 한다. 

외교는 대한민국 미래에 매우 중요한 과목이다. 더욱이 신냉전 시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우리나라로서는 대통령의 외교능력이 이 나라의 앞날을 좌우할 것이란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외교 안보를 생각하면 미국에 올인해야 하고, 우리나라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과 관계를 지속하려면 베이징을 외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닌 모호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나토 사무총장 면담이 뒤로 미뤄진 것 같은 외교 결례가 앞으로 빈번할 수 있다. 부디, 윤 대통령이 다음 정상회의에서는 더욱 세련되고 노련한 모습이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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