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권동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놓고 임명 강행, 임명 철회, 자진사퇴의 3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 정호영 후보의 거취를 묻는 기자 질문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의 정확한 속내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정호영 후보자 스스로 자진사퇴를 결정할 시간을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 철회 요구 목소리카 커지고 있다.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 후보자 임명을 반대한다는 당내 의견을 대통령실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중진 및 다수 의원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결과 정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냐, 반대 의견이 많았다"면서 "이제 거취문제는 본인이 스스로 판단해야된다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권선동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정호영 후보자가 자신 사퇴하길 바라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 후보자 스스로 자신 사퇴를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는 지난 3일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후보자님에 대해서 국민의힘에 있는 분들도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 나오는 거 들으셨나. 어떤 생각 하냐”라고 묻자 “안타깝다. 제기된 의혹들은 도덕적, 윤리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라고 답변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도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했다. 어떻게 생각하냐” “언제쯤 자진 사퇴할 계획이냐”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저도 조금 전에 들었다. 의혹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라고 답변했다. 강 의원의 “(의혹을) 밝히고 자진 사퇴할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의혹들에 대해서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세세히 밝혔다”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 주변에서는 정 후보자가 생각하는 자진사퇴란 스스로 불명예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강하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새 정부와 국민의힘이 자진사퇴를 원하고 있지만 정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경우 지명 철회 카드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간을 끌어 봤자 야당 공세의 빌미만 줄 수 있어 윤 대통령이 빨리 지명 철회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한편, 정호영 후보는 몇 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고 경북대병원에서도 최근에는 진료를 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후보자는 지난달 10일 새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됐지만 딸과 아들이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원장을 지내는 동안 경북대의대에 편입학한 것, 아들의 병역 판정 의혹 등으로 '아빠 찬스' 논란을 일으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