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윤대우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분쟁 지역(크림반도)에 배치된 러시아 T-80 탱크에 이상한 보호장치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현지 시각) 러시아 언론 등에 따르면 T-80 전차에 등장한 보호장치(썬 쉐이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는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이나 배회형 무인 공격기(UAV)가 전차 포탑 상부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T-80 전차 상탑 보호장치는 지난 6월 러시아 국방부가 로스토프주 카다모프스키에서 실시한 훈련에 처음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러시아 주력 전차 T-72에 ‘썬 쉐이드’란 보호장치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러시아 국방부는 “가까운 장래 다른 T-72에도 비슷한 보호장치가 도입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언론은 ‘썬 쉐이드’는 지난 나고르노·카라바프 분쟁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터키산 무인 공격기 ‘바이락탈 TB2’가 사용하는 정밀 유도 무기 MAM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방어한다고 소개했다.
러시아의 위협에 노출된 주변 국가들은 터키산 ‘바이락탈 TB2’을 도입하거나 협상 진행 중이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TB2 48기를 도입했고, 폴란드는 24기,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발트 삼국 중 한 곳인 라트비아는 현재 협상 중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방부 입장으로선 자국 최신 전차들의 가장 위협적 존재가 서방과 터키산 무인 공격기란 사실을 부인할 수 없고 이번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된 T-80 전차 상탑 보호장치는 일종의 고육직책(苦肉之策)으로 보는 편이 이해가 빠를 듯하다.
한편,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은 2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크림반도를 여행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미 행정부가 운영하는 VOA(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미국 대사관은 이날 크림반도 내 러시아 군의 움직임이 이례적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크림반도 내 러시아 점령 당국 뿐 아니라 도네츠크 동부, 루한시크 행정당국의 권력 남용이 우려된다며, 여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또 “우크라이나와 마주한 국경지대 안보 상황은 어떤 사전 공지 없이도 급박하게 바뀔 수 있다”며 대사관 홈페이지와 SNS 등을 주시하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인근 흑해에서 재래식과 핵 전력 전투 준비태세를 위한 훈련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