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위드 코로나' 확진자 통계 계속 발표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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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위드 코로나' 확진자 통계 계속 발표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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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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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슈밸리=윤대우 선임기자] 정부가 내달 1일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시행하기로 했다. 약 2년 만에 일상의 회복이 가능해진 것이다. 문제는 위드 코로나가 시행됐을 때 방역 당국이 확진자 수를 매일 발표할지 여부다. 

신규 확진자 통계 발표 여부는 위드 코로나 성패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선 방역체계를 위중증 환자 관리 중심으로 바꿔가야 한다는 총론에는 공감하면서도 확진자 통계 발표 여부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확진자 수 발표를 중단하거나 주 1회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확진자 집계 중단 시 전국적 감염 상황을 오판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다. 

방역 모범국인 싱가포르는 지난 7월부터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최근 확진자가 5000여 명을 넘기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월드 오미터와 싱가포르 보건부가 집계한 지난 27일 기준 신규 코로나 확진자는 5324명이었다. 지난 26일 싱가포르의 신규 확진자 수는 3277명이었는데 하루 만에 2000명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각국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통계 (자료출처=월드 오미터)
29일(한국 시각) 각국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통계 (자료출처=월드 오미터)

 

확진자가 3000명 이상으로 늘자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한시적으로 식당 내 취식 및 모임 허용 인원을 5명에서 다시 2명으로 줄였으며 최근 확진자가 4000명 가까이 늘어나자 내달 21일까지 이 조치를 더 연장했다.

이처럼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더라도 확진자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있다. 확진자를 매일 발표해 감염병 상황을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 27일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른 준비와 대책'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는데 행사에 참여한 염호기 의협 코로나19 대책 전문위원회 위원장(인제대 서울백병원 내과 교수)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위드 코로나로 5차 대유행이 올 수도 있다는 염려가 나오고 있다"며 "(국내 하루) 확진자 수가 2만명까지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염 위원장은 "정부가 단순히 백신 접종률이 높다는 이유로 '위드 코로나'를 추진하는 것은 옳은 방향은 아닌 것 같다"며 "모임의 숫자만 조정하는 정량적인 방역은 중단하고, 과학적 원칙에 따른 정성적인 방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의료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의 근본적 방향은 확진자 통계를 위중증 환자 관리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매일 확진자 통계를 발표할 경우 국민이 불안해 위드 코로나 시행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거리 두기 정책이 시행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방역 대응이 신규 확진자 중심이었다면 앞으로 위드 코로나는 위중증 환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확진자 발표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슈밸리 의학 칼럼리스트 이동주 해드림 가정의학과 원장은 "위드 코로나라는 것은 결국 확진자 수에 의존한 방역이 아니기 때문에 확진자 수 발표는 의미 없다“면서 ”지금도 2000명 확진자 나오지만, 중환자실은 큰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 사회가 버틸 수 있을 만큼의 의료 능력을 기준으로 정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발표로 국민 불안만 초래할 것이라면 위드 코로나 시행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즉 어차피 얼마 안 가 또다시 거리 두기를 시행할 것이라면 굳이 위드 코로나 시행이 의미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의료 전문가는 ”매일 확진자 통계가 발표되면서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다는 것 자체가 논리에 맞지 않는다“면서 ”확진자와 위중증을 동시에 잡는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 시행시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마스크 착용 의무를 강화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앞으로 코로나19 확진자 통계 발표 여부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 분석단장은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서 "접종률이 상당히 높은 나라에서도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 두기의 일정 수준은 유지되고 있다. 덕분에 환자 발생이 억제되고 있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나라도 똑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민적인 합의와 또는 방역적 현실성 사이에서 (규제 완화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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