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석열 ‘왕(王)’자 논란...상황 판단·분별력 문제로 봐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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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 ‘왕(王)’자 논란...상황 판단·분별력 문제로 봐야 하는가?
  • 이슈밸리
  • 승인 202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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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출처=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출처=국민의힘)

 


[이슈밸리=사설] 잇단 실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손바닥 ‘왕(王)’자 논란으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윤 전 총장은 TV 토론회 과정에서 자신의 말을 설명하다가 손바닥에 ‘임금 왕’자를 새긴 것이 노출됐다. 각종 매스컴에서는 당시 장면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상태다. 

윤석열 캠프는 지지자들이 격려의 의미로 적은 것이라 즉각 해명했지만 더는 마땅히 해명할 방법도 묘안도 없어 보인다. 본인이 ‘왕(王)’자를 적었든 주변 친인척 혹은 지지자들이 써줬든 손바닥 가운데 왕자가 있는 모양 자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왕(王)’자가 본인 해명과 달리 진짜로 주술적 의미로 썼다면, 그것도 점괘(占卦)나 사주에 기댄 행위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역대 대통령, 국회의원, 정치인도 선거를 앞두고 종로, 신촌이나 지방의 유명한 점집을 찾았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21세기 최첨단 시대에 아직도 한국 정치판이 점괘 정도를 의지하는 수준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한탄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윤 전 총장이 본인이 뭔가 일을 주도하기보다 주변 사람을 의지하는 모습이 자꾸 노출된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 검찰총장 사퇴 이후 측근에 의한 전언 정치로 한바탕 논란을 일으켰는데 이제는 비합리적, 비과학적인 점괘 주술을 의존한다는 것이 심각한 점이다. 한 번이면 우연이라 쳐도 3번의 TV토론에서 연거푸 ‘왕(王)’자를 손바닥 가운데 썼다는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윤 전 총장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아내, 장모, 형 등 가족 문제 논란을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설령 그가 대통령이 될 경우 본인 판단보다 주변 가족이나 측근, 주술에 의존하는 정치가 성행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고려-조선, 근현대까지 왕과 대통령의 이러한 측근-주술 정치 행태로 인해 나라가 얼마나 불안했고 시끄러웠나, 최순실 사태의 핵심은 주술을 의존하는 비선 실세가 대통령을 쥐락펴락한 것 아닌가. 

대통령의 자질 가운데 중요한 것은 분별력, 상황 판단력이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빠른 이해와 판단이 필요하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은 최근 잇따른 실언과 주술 문제까지 터지면서 그를 믿고 지지했던 많은 사람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가뜩이나 인물 없어 고민하는 야권에 윤 전 총장마저 휘청인다면 사실상 정권교체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앞으로 남은 기간 어떻게 이미지 회복을 할지 두고 볼 일이다. 겉모양 겉 사람만 이미지 회복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속사람 자체가 듬직하고 신뢰 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윤 전 총장의 태도와 행보를 더욱 면밀히 봐야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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