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7조 규모 그리스 프리깃함 수주...‘호주 잠수함’ 놀란 미국 양보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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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7조 규모 그리스 프리깃함 수주...‘호주 잠수함’ 놀란 미국 양보 관측
  • 이슈밸리
  • 승인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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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 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리아코스 미토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파리 엘리제궁에서 양국 간 방위협정을 체결했다. (사진출처=로이터/그리스/프랑스 매체)
28일(현지 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리아코스 미토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파리 엘리제궁에서 양국 간 방위협정을 체결했다. (사진출처=그리스 ekathimerini)

 

[이슈밸리=윤대우 기자]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이뤄진 그리스 차기 프리깃함 수주(受注)전에서 프랑스가 성공했다. 애초 미국도 그리스 차기 프리깃함 수주에 뛰어들었으나, 호주 잠수함 사태로 화가 잔뜩 난 프랑스를 달래기 위해 미국이 양보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그리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리아코스 미토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파리 엘리제궁에서 양국 간 방위협정을 체결했다. 

로이터는 “양국 정상이 지중해에서 공동의 이익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유럽의 전략적 가치를 향한 대담무쌍한 첫걸음을 시작했다"면서 "이는 유럽 안보, 유럽의 전략적 자치권과 주권 강화, 국제 평화와 안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양국의 방위협정 핵심은 약 7조원 규모의 프랑스 프리깃함 수주 계약에 있다. 한국·미국·독일·이탈리아·프랑스·네덜란드·영국 등 7개국이 뛰어든 그리스 차기 프리깃함 수주전에서 프랑스는 애초 수주전에 유리했던 미국을 꺾고 계약을 따냈다. 이로써 그리스는 계약 추정액 50억 유로(약 6조9000억원) 규모의 프랑스 베라라 프리깃함을 구매를 하기로 했다.  

당시 한국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구축함 KDX-II를 그리스에 제안했고 프랑스는 최첨단 벨라라(BELARA)를, 미국은 척당 10억 유로(약 1조3200억원)의 비용 다중 임무 전투함(MMSC)을 제안했다. 

 

(자료출처=그리스 ekathmerini)

 

외신은 이번 수주전 내용을 보면 단순히 그리스가 프랑스 프리깃함 조달이 아니라 양국 간의 정치 거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동부 지중해에선 터키와 그리스가 17억 배럴의 석유와 122조 큐빅피트(cf)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키프로스 천연가스 탐사 및 시추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그리스는 "자국의 EEZ(배타적 경제수역)가 터키에 의해 침범되면 무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강경 자세를 보이며 NATO와 EU에 호소해 터키 제재를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터키가 시리아와 북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난민 문제 해결에 모종의 역할을 할 상황이라 그리스의 일방적 주장을 듣지 않는 분위기였다. 리비아 내전 문제로 터키와 사이가 안 좋았던 프랑스는 그리스를 돕기 위해 지중해에 전투기와 함정을 투입해 터키에 군사 압박을 가했다.   

미국은 그리스 입장을 두둔하며 터키를 비난했지만, 정작 백악관의 관심은 지중해가 아닌 중국 문제로 인도 태평양으로 옮긴 상태였기에 지중해 문제에 적극적 관여하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호주가 미국과 영국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새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에 참여해, 프랑스 디젤 잠수함을 도입하려는 계획을 취소하면서 전통적 우방인 프랑스가 연일 강렬한 ‘뒤끝‘을 보이자 미국은 불편한 상황이었다.  

호주 잠수함 계약 취소로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요한 성과를 위해 그리스 프리깃함 수주에 매달렸고, 미국은 프랑스의 분노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어 이번 그리스 프리깃함을 양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프랑스는 유럽과 지중해, 아프리카 문제에 미국과 함께 전략적 행보를 맞춰 왔기에 미국은 7조원 규모의 그리스 프리깃함 욕심을 버리고 동맹인 프랑스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이든 정부는 그리스의 선택에 안심을 주기 위해 "미국과 그리스 양국 간의 상호 방위협정을 체결하고 미국과 그리스 관계는 악화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냈다.  

프랑스-그리스 양국 방위협정 이면에는 동맹 프랑스를 붙잡으려는 미국의 전략적 양보가 있었다는 시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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