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홍대·서울대 미대 성추행 사건 충격...“상상 못 할 일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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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홍대·서울대 미대 성추행 사건 충격...“상상 못 할 일 터졌다”
  • 이슈밸리
  • 승인 20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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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이슈밸리=사설] 홍익대와 서울대 미대 교수들의 성추행 의혹이 우리 사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딸 가진 부모 입장에서는 존경과 신뢰를 받고 품격 있어야 할 대학교수들의 충격적 행동에 망연자실(茫然自失)해지고 있다.

더욱이 홍대 미대와 서울대 미대는 국내 최고 교수진과 미술계 엘리트 인맥을 둔 대학들이다. 국내 수많은 미대 입시 준비생들이 두 대학 입학을 목표로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홍익대 미대 학생회와 예술·여성단체 등 17개 단체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은 입장문을 통해 "A 교수는 교수라는 지위를 악용해 학생들에게 성적·정서적 폭력을 가하고 학사비리를 저질렀다"라며 "A 교수에게는 교육자로서 갖추어야 할 윤리의식이 부재할 뿐 아니라 교육을 빙자한 그의 언행은 학습자의 인격과 존엄성을 크게 훼손한다"라고 밝혔다.

A교수의 성추행 행각은 입이 다물어질 지경이다. 그는 "너는 나와 언젠가는 성관계를 할 것 같지 않냐. 차라리 날짜를 잡자"며 휴대전화 달력 앱을 켜 날짜를 잡으려 하거나 학생들에게 성희롱을 일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학의 명문, 대학교에서 일어날 일이라고 상상이 안 된다. 해당 A교수는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된 미투 문제 등으로 성희롱·성추행·성폭력에 대단히 민감한 상황이란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사건으로 A교수는 해당 대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사건이 수면 위에 오르기 전까지 무수히 많은 일이 반복된다. 이번 사건도 피해자만 10명이라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공동행동 측은 A교수가 강단에서 여성, 지역, 외모, 가정환경, 정신병에 대한 차별을 공공연히 드러냈다고 폭로했다. 공동행동 측은 A 교수가 "못생긴 애들을 보면 토 나와서 얼굴도 못 쳐다보겠다" 등 인격 모독적 발언을 일삼았음은 물론 "(한 학생을 두고) 우울증 있는 것을 알고 있느냐"라며 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교수가 갖춰야 할 기본적 소양과 인품도 없었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미대 성추행 사건은 서울대가 미대 디자인학부 B교수를 파면한 사실로 드러났다. B교수는 2018년 지인과 함께 술에 취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올해 7월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B교수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서울대 교원 신분을 알리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2년 6개월 동안 학생을 가르쳤고 지난해에는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승진했다.

차에서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대 음대 C교수는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재판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강사가 대학교 부교수 정교수가 되려면 부단한 검증과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가 있다. 우리나라 교수 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소리가 있는데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교수가 됐을까? 홍익대와 서울대는 해당 성추행 의혹 연루된 교수들의 임용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의무가 생겼다. 

갈수록 대학생들의 취업 문턱이 어려워지면서 교수들의 입김,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행여 교수들이 이를 악용해 학생들을 어렵고 난처하게 한다면 이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한 두 가지 사건으로 교수 사회를 매도할 수는 없지만 이런 사건이 반복된다면 교수 사회에 대한 신뢰는 무너진다. 교수들 스스로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이 절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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