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이재용 부회장 역할론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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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이재용 부회장 역할론 필요한 이유
  • 이슈밸리
  • 승인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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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이슈밸리)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이슈밸리)

 

[이슈밸리=윤대우 편집장] 이슈밸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개인적 친분이 전혀 없다. 만나기도 어렵겠지만, 앞으로 얼굴 볼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구치소를 드나들며 법원 재판을 받는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이 안타깝다. 개인적 감정보단 국가적으로 손해란 생각이 크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없어도 삼성전자는 시스템으로 척척 돌아가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단기적 관점이고 총수 역할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 

대한민국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그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처음 추진할 당시, 삼성전자 시스템을 담당하던 사장단, 임직원들이 척척 알아서 진행한 게 아니었다. 

사실 그들은 적극 반대했다.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면 삼성이 망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1983년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부회장은 그 반대를 무릅쓰고 반도체 사업을 결정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한국 경제에 반도체 사업은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당시 73세 이병철 회장은 사업 추진의 이유를 “반도체는 국가적 사업이고 미래 산업의 총아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총수·오너 역할이 이렇다. 사업의 방향을 정하고 추진을 결정한다. 

지금처럼 자율주행, AI, 스마트폰도, 넷마블·엔씨 게임도, 유튜브·인스타그램도 존재하지 않았을 때다. 38년이 지난 지금 아버지와 아들의 생각은 적중했다. 깊은 통찰력에서 나온 미래 예측이다. 삼성전자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고 있다는 말은 과장은 아니다. 

정치·법적인 여러 이유로 인해 이재용 부회장은 구치소에 드나들고 있다. 그런데 그를 필요로 하는 곳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시대 반도체를 요구하는 전 세계 모든 나라 대통령과 기업 회장들이다.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계열사 담당 사장들이 역할을 하고 있다지만 한계가 있다. 그들이 도대체 어느 선까지 어떤 말을 하겠는가. 책임을 질 수도 없고 일의 추진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도 없다. 상대 파트너도 이런 상황을 인식한다. 삼성이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고 대한민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정부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수급이 절대 필요한데 그나마 온전한 화이자 백신을 쉽게 들여올 상황이 아니다. 화이자 CEO 만날 방법이 녹록지 않다고 한다. 실무자들과 백번, 천 번 만나는 것보다 기업 오너와 짧은 만남이 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은 상식이다. 

23일자 동아일보 보도를 보면 정부는 지난해 12월 백신 조기 도입을 위해 삼성뿐 아니라 바이오 제약 계열사가 있는 SK, LG 등 주요 기업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몸값이 올라간 화이자의 최고위층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더욱이 화이자 CEO인 알버트 불라를 만나긴 우주 안드로메다에서 별 따기 급이 된다.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이 자신의 글로벌 인맥을 통해 작년 12월 22일, 화이자 회장과 백신 총괄 사장을 소개를 받아 박능후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이 참석한 화상회의로 이어졌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인맥은 PDF로 유명한 어도비 샨타누 나라옌 회장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따라 전 세계 유명한 대기업 회장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국내에서 그의 인맥과 친분을 따라올 사람은 없다. 단순히 좋은 거 먹고, 좋은데 구경하고 놀러 다니려고 인맥 쌓았겠나. 기업 간 중요한 거래를 성사시키고 국가에서 뭔가 역할을 요청할 때 해결사 역할을 하기 위해서 아닐까.  

지금 이재용 부회장은 제대로 역할을 할 때다. 이건희 회장이 나이 51세에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고 하면서 삼성을 도약시켰다. 이 부회장이 지금 비슷한 나이다. 

재계 맏형 손경식 한국경영자협회 회장이 홍남기 부총리를 만나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건의했다. 다음 주 경총 등 5개 경제단체가 정부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공동 건의하기로 했다. 

사면 건의에 대해 앞뒤 재고 배경 따지고 취지를 의심할 게 아니라, 정부가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적극 수렴할 필요가 있다. 꼭 백신 수급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전 세계를 휘젓고 다니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대한민국 브랜드가치를 올려 국익에 도움을 주도록 해야 할 때다. 시스템이 할 일이 있고 총수의 역할이 있다. 이명박·박근혜 사면보다 이재용 사면이 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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