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양유업, 불가리스 무리수 발표...이런저런 사태 자꾸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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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양유업, 불가리스 무리수 발표...이런저런 사태 자꾸 왜 이러나?
  • 이슈밸리
  • 승인 20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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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슈밸리=사설] 남양유업이 한 심포지엄에서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은 최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남양유업의 이러한 발표가 동물시험이나 임상시험 등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작은 알갱이 약 하나도 평균 15년의 임상시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거치지 않고 남양유업이 일방적으로 발표하자 당국이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남양유업의 발표에 대해 “(연구 결과가)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작동 원리)을 검증한 게 아니어서 실제 예방 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밝히면서 남양유업에 대한 행정 처분을 관할 지자체에 의뢰하고 경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혼란으로 가뜩이나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발표는 큰 혼란과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남양유업은 최근 몇 년간 대리점 갑질, 곰팡이 주스, 경쟁업체 비방 댓글 작성 논란,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 마약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손상된 상태다. 여기에 코로나19 불가리스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회사는 그야말로 설상가상(雪上加霜)의 상황을 맞고 있다. 

총체적 위기를 맞은 남양유업이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까? 남양유업은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대국민 사과 혹은 해명을 해왔다. 

실수와 사과는 한 두 번이면 충분하다. 국내 식·유통은 물론 대부분 회사는 이처럼 사건이 연이어 터지지는 않는다. 연구소장이 이러한 중대한 발표를 하기 직전 분명 상부·윗선까지 다 보고가 됐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쯤 되면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은 스스로를 냉정하게 뒤돌아봐야 할 때다.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왜 자꾸 이런 사태가 연이어 벌어지는지 본인은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을 행여 임직원 탓, 정부 탓, 소비자 탓, 언론 탓한다면 그건 잘못된 인식이다. 

모든 문제는 본인이 책임을 회피하려 들 때부터 생긴다. 남 탓 즉 ‘내로남불’이 사태의 불씨를 키운다는 뜻이다. 이번 4·7 보궐선거의 여당 참패도 대다수 국민은 그들의 ‘내로남불’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런 의미에서 홍원식 회장은 회사의 경영철학·방향을 다시 점검해봐야 한다.

또한 회장, 대표이사 혼자 모든 일을 잘할 수는 없다. 임원및 중간관리자, 직원 모두가 이러한 사태를 계기로 정신과 태도를 바로 잡아 심기일전해야 한다. 기업의 영속성은 보장되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는 계속 올라가야 한다. 임직원의 가족을 위해, 소비자를 위해, 남양유업에 입사하고 싶은 청년들을 위해서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절대 남 탓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문제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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