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잇슈] 이재용·정의선이 쌓은 신뢰, 삼성·현대차 첫 ‘감사 데이’로

9일 용인서 양측 경영진과 배우자 170여 명…배터리·차량용 반도체·소프트웨어로 협력 확대 현대차 판매·매출 감소 속 삼성의 초청…오랜 파트너 향한 격려 의미도

2026-11-08     이슈밸리

 

[이슈밸리=한유진 기자] 삼성전자가 9일 오후 경기 용인 연수원 ‘더유니버스’에서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부부 동반으로 초청해 첫 그룹 간 ‘감사 데이’를 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9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연수원 '더유니버스'에서 현대차·기아 주요 경영진 및 임원들을 초청하는 '감사(Appreciation) 데이' 행사를 마련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처음 단독으로 만난 지 6년 만이다. 두 그룹은 그사이 전기차 배터리와 차량용 반도체, 차량과 가전을 잇는 소프트웨어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천안에서 시작된 두 회장의 교류, 사장단 만찬으로

두 회장은 2020년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만나 전고체 배터리 기술과 전기차 사업을 논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함께 식사했고, 올해 7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대화를 나눴다. 두 회장이 여러 차례 교류하며 쌓아온 신뢰가 이번 경영진 초청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당초 두 회장 내외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 회장의 출장 일정으로 두 회장 모두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과 만찬에는 양측 경영진과 배우자 등 17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 측에서는 전영현·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삼성SDI·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 대표가, 현대차그룹에서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과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기아 연구개발본부 사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전기차 배터리 7년 계약…차량용 칩·가전 연동까지

삼성SDI는 2023년 현대차와 첫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하는 각형 배터리를 2026년부터 2032년까지 현대차의 유럽 시장용 전기차에 공급하는 계약이다. 올해 출시된 제네시스 대형 전기 SUV ‘GV90’에도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라이브는 2023년 계약 체결 당시 현대차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이어 삼성SDI를 공급처로 확보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주로 파우치형 배터리를 사용해 온 현대차가 각형 배터리를 공급받으면서 차종에 따라 배터리 형태와 공급사를 선택할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헝가리 생산 거점을 활용해 현대차의 유럽 전기차 사업에 장기 공급할 기반을 확보했다.

차량용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에서도 협력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현대차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칩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가 개발하는 차량용 반도체의 위탁생산을 삼성전자가 맡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올해 3월에는 현대차·기아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와 연동해 차 안에서 집의 가전을 제어하는 ‘카투홈’ 서비스를 시작했다.

판매 목표 낮춘 현대차…삼성 초청에 격려 의미도

현대차의 올해 3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는 92만7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었다. 매출은 45조1102억원으로 3.4%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조9317억원으로 24.2% 줄었다. 영업이익은 환율 효과와 비용 절감,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에 힘입어 2조6772억원으로 5.5% 늘었다. 현대차는 연간 도매 판매 목표를 약 416만 대에서 400만 대로 낮췄다.

로이터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으나, 유리한 환율이 부분 파업과 일부 구형 모델의 판매 부진 여파를 완화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애널리스트들은 한국과 유럽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현대차의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과제로 꼽았다. 국내에서는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이 4분기 신차 투입에 따른 판매 반등을 전망했다.

삼성이 행사를 마련한 취지는 그간의 사업 협력에 감사를 전하는 데 있다. 현대차가 연간 판매 목표를 낮춘 시점에 삼성이 경영진과 배우자까지 초청한 만큼, 오랜 사업 파트너에 대한 격려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두 회장의 교류가 배터리와 반도체 사업으로 이어진 가운데, 이번 만찬은 각 사업을 맡은 경영진이 교류를 넓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시장을 넓히면서 삼성과 현대차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해 협업 분야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