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분석] 건설사 호반은 왜 대한항공 지주사 한진칼을 사들였나
호반 20.69%로 최대주주…조원태 측과 7만5134주 차이 주택사업 밖 투자처이자 항공·물류 진입 발판…산은 지분이 변수
[이슈밸리=한유진 기자] 주택사업으로 성장한 호반그룹이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최대주주에 올랐다. 호반은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밝히고 있다.
한진칼은 4일 최대주주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외 18인에서 호반건설 외 3인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11월 2일 잔고 기준 호반 측은 보통주 1381만4053주(20.69%), 조 회장 측은 1373만8919주(20.58%)로, 격차는 7만5134주다. 호반산업이 장내 매수로 지분을 0.17%에서 0.71%로 늘렸다. 호반건설이 11.50%, 호반호텔앤리조트가 8.34%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 측 보통주 지분율이 24.31%에서 20.58%로 낮아진 것은 2021년 9월 직전 보고와 이번 보고를 비교한 수치다. 조승연 씨의 보통주 보유량 감소분 약 298만 주는 반기 말 주주명부를 바탕으로 확인했다. 해당 항목의 11월 2일은 공시 기준으로 기재한 날짜다.
주택 밖 투자 수익…항공 진출의 선택지도 확보
호반의 항공업 관심은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2년에는 사모펀드 KCGI 측의 한진칼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가 됐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 26.13%, 물류회사 한진 지분 29.64%를 보유하고 호텔과 항공권 예약 계열사도 거느린다. 대한항공이 12월 17일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출범하면, 통합 항공사의 성과는 호반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무적 실익도 이미 나타났다. 조선비즈가 호반건설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호반건설과 자회사들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의 취득원가는 6966억원, 장부금액은 1조5544억원이었다. 보유 주식의 평가이익은 장부상 이익이고, 실제 매각 때 회수할 금액은 주가와 매각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호반의 리조트와 항공사의 여행 상품을 연계할 여지도 있지만, 구체적인 공동사업 계획은 공개된 바 없다. 20%대 지분의 당장 실익은 한진칼의 주요 주주로서 향후 사업 협력이나 지분 거래에서 협상력을 갖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권은 주총 표로 결정…산은 10.58%가 변수
조 회장은 보통주 32만5000주를 370억5000만원에 추가 매입하기로 계약했다. 계약상 결제 예정일은 12월 3일로, 양측 지분에 다른 변화가 없고 계획대로 거래가 끝나면 조 회장 측 보통주 지분은 약 21.07%로 올라 다시 앞선다. 호반이 신고한 기업결합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 중이다. 공정거래법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기업이 추가 주식 취득으로 처음 최다출자자가 될 때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사 선임을 좌우하는 주주총회 표 구도에서는 조 회장 측에 우군으로 꼽히는 델타항공(14.90%)과 LX판토스(3.83%)가 있다. 산업은행은 10.58%를 보유하고 있다. 산은은 2일 항공산업 구조개편이 끝나기 전에는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산은이 훗날 지분 전량을 호반에 넘긴다고 가정해도 호반은 약 31.3%로, 조 회장 측과 델타항공만 합친 약 35.5%에 못 미친다. 호반이 실제 경영권 확보에 나선다면 추가 매입 자금과 주요 주주의 지지를 함께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호반은 지금 지분율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협상력을 상당히 키울 수 있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호반이 추가 매입에 나서거나 보유 목적을 바꾸는지, 산업은행이 지분 처리 방침을 내놓는지가 향후 경영권 경쟁의 수위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