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비판받는 의사·의료체계…그래도 아픈 아이 지켜낸 한국 의료

신생아 중환자실 진료비 1029만원 중 공단이 1016만원 부담 “내 건보료가 아이에게”…부모 감사에 시민들도 응원

2026-11-04     이슈밸리

 

[이슈밸리=박지영 기자] 응급실 수용 지연과 필수의료 공백,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으로 한국 의료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러나 위급한 신생아를 치료하는 의료진과 가정의 진료비 부담을 덜어주는 건강보험의 역할까지 부정하기는 어렵다. 신생아 중환자실 진료비 영수증을 공개한 한 부모의 감사 글에 시민들의 공감이 이어지고 있다.

4일 SNS 스레드 게시물에 따르면 한 작성자는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NICU)에 입원했던 아기의 8일 입원비가 12만8990원이었다고 밝혔다. 별도로 미숙아 지원비 8만7380원을 언급하며 “진짜 우리나라 최고…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공개된 영수증에는 진료비 총액 1029만8774원 가운데 공단부담금이 1016만9778원으로 표시돼 있다. 환자부담총액은 12만8996원, 납부할 금액은 12만8990원이다. 표시된 진료비 총액의 약 98.7%를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 셈이다.

다만 영수증 전체와 세부 진료 항목은 공개되지 않았다. 작성자가 언급한 별도 지원금의 정산 방식도 확인되지 않아 최종 부담액을 추가로 확정하기는 어렵다.

비판 속에서도 생명 지키는 의료진

이날 게시물에서 주목되는 것은 낮아진 진료비만이 아니다. 집중적인 관찰과 치료가 필요한 신생아를 돌보는 의료진의 역할도 그 바탕에 놓여 있다. 신생아 중환자실은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인력이 작은 생명의 상태 변화를 살피며 치료를 이어가는 공간이다.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과 제도 개선 요구는 현장에서 생명을 지키는 의료진의 기여와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의료체계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는 일과 치료를 가능하게 한 의료진의 노력을 인정하는 일은 함께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에도 아기의 회복을 바라는 응원이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우리나라 아기들한테 쓰는 이런 돈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해요”라고 적었다. 자녀의 장기 입원 당시 의료비 지원으로 부담을 덜었다는 경험담도 올라왔다. 다만 개별 댓글의 진료비와 지원 내역은 별도로 확인되지 않은 이용자 진술이다.

“내가 낸 보험료가 아픈 아이에게”

건강보험료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반응도 눈에 띄었다. 한 이용자는 “내가 낸 건보료가 아픈 아이들을 위해 쓰여진다니”라고 밝혔다. 병원을 자주 찾지 않아 보험료가 아깝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사연을 통해 필요한 곳에 쓰이고 있음을 느꼈다는 취지의 댓글도 있었다.

이는 건강할 때 함께 낸 보험료가 큰 치료비를 감당해야 하는 가정의 부담을 나누는 건강보험의 기능과 맞닿아 있다. 의료진이 치료를 맡고 건강보험이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 환자와 가족을 뒷받침하는 구조다.

미숙아·선천성이상아 의료비 지원사업도 일정 요건에 따라 추가 부담을 덜어준다. 정부 안내상 지원 대상은 긴급한 수술이나 치료가 필요해 출생 후 24시간 이내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미숙아 등이며, 급여 중 전액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진료비 등이 지원 범위에 포함된다. 다만 모든 신생아에게 이번 사례와 같은 부담 비율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 최고’ 단정보다 분명한 의료의 강점

이번 사례 하나만으로 한국의 의사와 의료시스템이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의료 수준은 치료 성과와 접근성, 비용 부담, 지역별 격차 등 여러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위급한 아기가 대학병원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1000만원이 넘는 진료비 가운데 가정이 납부할 금액이 12만원대로 낮아진 이번 영수증은 한국 의료의 강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의료 현장의 치료 역량과 건강보험의 비용 분담이 한 가정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드러낸 것이다.

한국 의료에 대한 비판과 개선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그 속에서도 아픈 아이를 돌보는 의료진과 치료비를 함께 부담하는 시민들의 역할은 이번 사연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부모가 남긴 감사와 시민들의 응원에는 우리 의료가 지켜온 가치에 대한 신뢰도 담겨 있다.

사이아 마우 피우칼라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은 지난해 9월 16일 서울에서 열린 APEC 보건과 경제 고위급회의 축사에서 “보편적 건강보장과 탄탄한 데이터 체계, 첨단 디지털 혁신에 기반한 한국의 보건 성과는 역내의 등불처럼 빛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