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논단] 821조 예산·자주국방 강조하는데…대북 감청비 ‘반토막’ 우려
777사령부 올해 정보보안비 177억5천만 원 감소 미국 대북 정보공유 일부 제한 속 독자 정보력 중요성 부각 내년도 국방예산 늘지만 감청 활동비 복원 여부는 미확인
[이슈밸리=권동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820조9천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설명에 나서는 가운데, 국방예산 증액이 대북 감청·정보활동 역량 강화로 이어질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대북 정보공유가 일부 제한된 상황에서 올해 777사령부 정보보안비는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내년도 감액분 복원 여부는 공개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아 자주국방 기조에 걸맞은 정보력 확보가 예산 심사의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2일 정부가 820조9천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지만, 올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대북 감청부대의 정보보안비가 복원됐는지는 현재까지 국방부 예산안 공개자료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내년도 국방예산안은 총 73조2천777억 원으로, 전력운영 50조416억 원·방위력개선 22조7천112억 원·병무행정 5천249억 원으로 편성됐다. 주요 투자 분야는 전작권 전환·자주국방 역량 확충, AI·유무인 복합체계, 드론·대드론 전력 강화, 장병 처우 개선 등이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 정보공유가 일부 제한된 사실까지 드러난 상황에서, 자주국방을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핵심 정보부대 활동비 감소 사이의 간극이 안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려면 타격·방어 전력과 함께 도발 징후를 먼저 포착하는 정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대북 통신과 신호정보를 수집하는 777사령부의 활동비가 약 48% 감소한 것은 조기경보 역량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대목으로 꼽힌다. 한철용 전 777사령관도 예산 감액에 따른 조기경보 취약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대북 정보를 얻는 ‘귀’…정보보안비 177억 원 감소
지난해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777사령부의 정보보안비는 2025년 369억6천400만 원에서 2026년 192억1천400만 원으로 편성됐다. 감소액은 177억5천만 원이다.
이 수치는 지난해 정부안 편성 단계에서 처음 공개됐다. SBS도 지난 10월 17일 올해 777사령부 정보보안비가 약 192억 원으로 줄었다고 보도해, 감액 문제가 올해 배정액에도 이어진 것으로 전했다.
다만 감액 대상은 정보 수집·분석 등의 활동을 지원하는 정보보안비다. 이를 부대 전체 예산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의미로 확대하거나, 실제 인력이 같은 비율로 감축됐다고 판단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당시 “정보부대 개편계획 등을 고려해 군사정보활동 예산을 예산안 지출 구조조정 사업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자료에서 해군과 공군의 정보보안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일부 부대 감액과 각 군 증액이 함께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정보공유 일부 제한…독자 정보력 확보 부담
정보활동비 감소에 대한 우려는 미국과의 정보공유 문제와 맞물리면서 무게를 더하고 있다.
진영승 합참의장은 지난 10월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북핵 관련 정보공유에 대해 “일부는 제한되지만, 우리가 대비태세에 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진 의장은 정보공유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점을 인정하면서도 북한의 임박한 도발 징후 등을 공유받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상황의 조속한 해소가 최선이라는 입장도 함께 제시했다. 따라서 미국이 한국에 모든 대북 정보를 차단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동맹의 정보 제공이 일부라도 제한되는 상황은 독자적인 수집·분석 능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자주국방의 실효성을 판단할 때 무기 확보와 함께 정보활동을 지속할 재원도 살펴야 한다는 문제다.
한철용 전 777사령관은 지난해 9월 뉴스핌 인터뷰에서 “감청 예산이 줄어들면 조기 경보 측면에서 취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예산 감액의 위험에 대한 전직 지휘관의 평가로, 실제 정보능력 저하 규모가 검증됐다는 의미와는 구분된다.
국방예산 증액과 감청비 복원은 별개 문제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설명할 예정인 2027년도 정부 예산안은 820조9천억 원 규모다. 정부는 내년도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8.2% 늘어난 73조2천777억 원으로 편성했다.
정부 발표에는 전시 군사정보유통체계 신규 구축과 중고도정찰용 무인항공기 조기 전력화 등 정보·정찰 관련 투자도 포함됐다. 따라서 내년도 예산에서 정보·정찰 분야가 통째로 빠졌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정찰 장비와 정보유통체계에 대한 투자 확대가 곧바로 777사령부 정보보안비의 복원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슈밸리가 확인한 정부 발표와 국회예산정책처 공개 분석보고서에서는 해당 부대의 내년도 정보보안비와 감액분 복원 여부를 구분해 확인하지 못했다.
따라서 논란의 핵심은 국방예산 총액의 증가가 대북 정보활동의 실질적인 강화로 이어지는지에 있다. 자주국방을 위한 전력 확충과 함께, 이미 줄어든 핵심 정보부대 활동비가 어떤 기준으로 조정됐고 정보 공백은 어떻게 방지하고 있는지가 예산 심사에서 확인돼야 할 쟁점으로 남았다.
한철용 전 777사령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감청 예산이 줄어들면 조기 경보 측면에서 취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더욱 우려되는 것은 북한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줄 수도 있다.”고 지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