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축구장 18개 면적 초토화”…한국 집속탄과 위력 차이는
북한, 전술탄도미사일 집속탄두 시험…연내 4종 운용 예고 한국은 천무 분산탄 실전 운용…살포 면적만으로 우열 판단 어려워
[이슈밸리=윤대우 기자] 북한이 전술탄도미사일에 탑재하는 집속탄두 시험을 진행하고 약 13㏊의 표적 구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군도 다연장로켓 ‘천무’의 분산탄을 운용하고 있어 남북 집속탄 전력의 위력과 차이에 관심이 쏠린다.
양측 무기는 다수의 자탄을 넓게 퍼뜨려 여러 표적을 동시에 공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북한이 발표한 타격 면적과 한국군이 공개한 제압 면적은 시험 조건과 피해 판정 기준이 달라 수치만으로 성능을 비교하기 어렵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미사일총국이 전날 전술탄도미사일 산포전투부의 전투 적용성과 위력을 평가하는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시험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인 김정식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도했다.
북한은 ‘표준2형’ 집속탄두로 약 11.9∼12.9㏊의 표적 구역을 고밀도로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규격 축구장 한 면을 7,140㎡로 계산하면 약 17∼18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이는 북한이 발표한 수치를 환산한 것으로, 해당 구역의 모든 시설을 파괴했다는 사실이 독립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공개 사진에는 미사일 발사와 자탄 분산, 표적 구역의 연속 폭발 장면이 담겼다. 항공기 격납고나 탄약고 등을 본뜬 것으로 추정되는 아치형 구조물이 파괴되는 모습도 포함됐다.
북한은 집속탄두를 특수용도와 표준형 등 4개 부류로 나누고, 올해 안에 부대들이 작전 목적과 공격 대상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시험 성공 과시를 넘어 탄두 종류를 다양화하고 부대 운용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집속탄은 모탄에서 여러 개의 작은 폭탄인 자탄을 방출해 넓은 구역을 공격하는 무기다. 한 지점에 폭발력을 집중하는 단일 고폭탄과는 피해가 발생하는 방식이 다르다.
따라서 북한의 ‘약 13㏊ 초토화’ 발표를 같은 면적의 견고한 군사시설까지 모두 파괴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자탄이 퍼지는 범위와 실제 표적의 손상 정도는 구분해야 한다. 공개 사진 속 구조물 역시 재질과 두께, 실제 군 시설과의 유사성이 확인되지 않아 방호시설 관통능력을 판단하는 근거로는 한계가 있다.
탄약 효과를 분석한 국내 연구에서도 표적 위치의 오차, 탄착 정확도, 자탄의 신뢰도와 표적 특성에 따라 피해 수준이 달라지는 것으로 다뤄졌다. 살포 면적이 넓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파괴력이 비례해 커진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은 천무 분산탄 운용…‘18개 대 3개’ 단순 비교 곤란
한국군의 대표적인 집속탄 계열 전력으로는 천무의 분산유도탄이 꼽힌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천무는 2015년부터 전력화됐으며, 분산탄과 고폭탄을 운용하는 대화력전 핵심 전력으로 분류된다. 탄종에 따라 넓은 지역을 제압하거나 시설을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공개된 천무 관련 연구에서는 분산유도탄이 약 300개의 자탄을 방출해 축구장 3개 정도의 면적을 제압할 수 있는 것으로 소개됐다. 천무는 발사대 한 대에 239㎜급 탄약 12발을 탑재할 수 있어, 단발의 제압 면적과 함께 여러 발을 운용하는 체계 전체의 화력을 고려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주장한 축구장 약 18개와 천무의 공개 수치인 약 3개를 면적만으로 비교하면 여섯 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계산된다.
다만 비교 대상이 서로 다른 크기의 탄도미사일 탄두와 다연장로켓 탄약인 데다, 북한 발표에는 자탄 수와 불발률, 피해 판정 기준 등이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살포·제압 면적의 차이를 실제 파괴력의 배수로 환산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군은 분산탄을 이미 실전 운용하고 있으며, 북한은 탄도미사일용 집속탄두를 다양화하고 부대 운용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공개자료만으로는 양측 집속탄의 실제 위력이나 남북 전력 격차를 동일한 기준에 따라 수치로 판단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우리 군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포착하고도 당일 발표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발사체 식별과 정보 공개 대응을 둘러싼 논란도 제기됐다.
군 당국은 짧은 비행거리 등으로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낮은 고도와 짧은 거리로 발사된 미사일을 방사포로 오판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