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AI 훈풍, 韓 IT주로 이어질까…SK하이닉스 실적·주주환원 주목

2026-10-28     한유진 기자

 

[이슈밸리=한유진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투자 기대 회복에 힘입어 이틀 연속 상승했다. 국내 증시도 반도체주에 우호적인 여건을 맞았지만,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가능성과 SK하이닉스 실적 발표가 맞물리면서 종목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99포인트(0.03%) 오른 52,377.57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5.83포인트(0.60%) 상승한 7,722.60, 나스닥 종합지수는 308.43포인트(1.18%) 오른 26,477.81에 거래를 마쳤다.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추진에 이어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규모 금융 계약이 투자심리를 뒷받침했다. 브로드컴과 뱅크오브아메리카·블랙스톤·씨티·모건스탠리는 앞서 26일 앤트로픽에 제공할 AI 연산 인프라와 관련해 630억달러 규모의 금융 구조를 발표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특수목적법인(SPV)이 브로드컴의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장비를 구매해 앤트로픽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관련 공급은 2027년부터 시작될 예정으로, 이번 계약은 당장의 반도체 매출보다 향후 투자 집행과 수요 가시성을 높였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최근 상승에는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 성격도 포함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척 칼슨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서비스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에 앤트로픽 소식이 “AI 관련주, 특히 반도체주에 일종의 안도 랠리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은 이미 AI 투자심리 회복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27일 코스피는 168.87포인트(3.09%) 오른 5,638.34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359억원과 4,185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4.23% 상승한 22만2,000원, SK하이닉스는 5.18% 오른 134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하면 28일 한국 증시는 미국 기술주 상승에 힘입어 반도체 중심의 추가 반등을 시도할 여건이다. 다만 전날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장 초반 강세가 종가까지 이어질지는 외국인 매수 지속 여부와 기업 발표 내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핵심 일정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발표다. 회사는 오전 9시 이전 실적 자료를 공개하고 오전 9시 콘퍼런스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규시장 개장과 실적 설명이 맞물리는 만큼 발표 직후 주가와 장중 흐름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발표 전 시장 기대치는 이미 높아져 있다. 27일 증권사 10곳의 전망치 평균은 매출 96조9,747억원, 영업이익 76조2,605억원이다. 이는 회사가 발표한 확정 실적이 아닌 증권사 추정치다.

실적이 예상에 부합하더라도 향후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설명이 부족하면 주가 반응이 제한될 수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공급 일정과 고객사 인증, D램·낸드 가격 전망, 장기공급계약 확보 수준이 실적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할 주요 항목이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리서치 디렉터는 이번 발표의 핵심으로 엔비디아 루빈용 HBM4의 품질 인증과 공급 현황을 꼽았다. 그는 “장기공급계약(LTA) 확대와 우호적인 가격 체계가 고수익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주환원 방안도 관심사다. SK하이닉스는 26일 공시에서 다양한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사항은 없으며, 이사회 결의를 거쳐 28일 실적 발표 때 추가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특별배당이나 자사주 관련 조치는 실제 발표 규모와 집행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국내 증시에 대한 조건부 전망은 실적과 주주환원, 수급의 조합으로 나뉜다. SK하이닉스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과 구체적인 환원 방안을 제시하고 외국인 매수까지 이어지면 반도체 대형주가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발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전날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

코스닥 반도체 장비·소재주로의 상승 확산 여부는 개별 기업의 수주와 실적 연결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형 메모리 업체의 이익 증가가 협력사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려면 설비투자와 발주 확대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일정도 촘촘하다. 삼성전자는 29일 오전 10시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진행한다. 미국에서는 2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국내 시장은 29일에도 주요 변수를 연이어 반영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번 국내 증시 반등의 지속 여부는 AI 투자 확대 기대가 실제 메모리 주문과 이익, 주주환원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28일 SK하이닉스 발표는 전날 돌아온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는지를 판단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