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상장 추진에 뉴욕증시 상승…삼성전자·SKT에도 관심

AI 투자 우려 속 반도체주 반등…국내 기업은 공급 확대·지분 가치 상승 기대 공모가·조달 규모 미확정…개인투자자는 관련주 실적 연결 여부 살펴야

2026-10-27     한유진 기자

 

[이슈밸리=한유진 기자] 인공지능(AI) 서비스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미국 증시 상장 절차에 들어가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막대한 AI 투자비를 둘러싼 우려 속에 대형 AI 기업의 상장 추진이 투자심리를 되살렸다. 국내에서도 앤트로픽과 투자·사업 관계를 맺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K텔레콤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6.42포인트(0.28%) 오른 52,361.5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3.09포인트(0.70%) 상승한 7,676.77, 나스닥 종합지수는 214.04포인트(0.82%) 오른 26,169.38에 마감했다.

상장 신청서 제출…공모 조건은 아직 미정

앤트로픽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인 S-1을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며 예정 종목코드는 ‘ANT’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최대 2조달러, 조달 규모는 1천억달러 수준이다. 다만 회사는 공모 주식 수와 가격 범위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단계로, 최종 공모 조건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상장은 AI 기업의 성장에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의 가격을 지불할 것인지 가늠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최근 월가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규모에 비해 수익 창출이 충분히 따라오고 있는지를 놓고 논쟁이 이어졌다. 앤트로픽의 공시와 공모 과정에서도 매출 성장뿐 아니라 컴퓨팅 비용, 현금흐름과 향후 투자 부담이 함께 평가받게 된다.

이날 반도체주는 동반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82% 올랐고, AMD는 2.80%, 마이크론은 2.98%, 엔비디아는 2.39%, 브로드컴은 2.33% 상승했다.

삼성·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 SKT는 투자지분 주목

한국 기업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앤트로픽이 확보한 자금을 컴퓨팅 설비 확충에 투입하면 AI 가속기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앤트로픽과 공식적인 사업 관계를 맺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5월 투자 유치 발표에서 두 회사를 마이크론과 함께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명시했다. 메모리와 저장장치, 반도체 기술을 통해 컴퓨팅 역량을 확대하는 데 협력한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투자지분 가치가 주목받을 수 있다. 회사는 2023년 앤트로픽에 1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고 통신업에 특화한 다국어 AI 모델 개발에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앤트로픽의 상장 평가액이 높아지면 보유 지분의 가치도 부각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지분 가치 상승과 실제 투자금 회수는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보유 지분율과 투자 조건, 상장 후 매각 제한 등에 따라 회수 가능한 금액과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평가이익이 곧바로 현금 유입이나 배당 확대를 뜻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AI 소프트웨어 업계에는 기회와 부담이 함께 생긴다. 클로드를 활용해 기업용 서비스를 구축하는 업체는 사업 기회를 넓힐 수 있지만,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은 자금력을 키운 앤트로픽과 경쟁해야 한다. 국내 업체가 확보한 고객과 기술, 서비스 가격에 따라 영향이 엇갈릴 전망이다.

개인투자자, ‘관련주’ 이름보다 실제 이익 확인해야

개인투자자에게는 투자 선택지가 늘어나는 동시에 가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높은 성장 기대가 공모가에 먼저 반영되면 상장 이후 사업이 성장하더라도 주가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국내 관련주 역시 앤트로픽과의 관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직접 지분을 보유한 기업과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 클로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은 수익이 발생하는 경로가 서로 다르다. 사업 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수준의 수혜를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따른다. 

미국 기술주나 AI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보유했다고 해서 앤트로픽에 자동으로 투자되는 것도 아니다. 상장 이후 해당 ETF의 편입 기준과 실제 보유 종목을 확인해야 한다.

대규모 IPO에 자금이 몰리는 과정에서는 기존 AI 종목의 수급도 출렁일 수 있다. 앤트로픽 상장이 흥행하면 국내 AI·반도체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지만, 공모가 논란이나 상장 후 급락이 발생하면 관련 종목의 투자심리에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예정된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도 주시하고 있다. 앤트로픽의 상장 기대가 이어질지는 공모 조건과 함께 AI 투자 기업들의 실제 실적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해리슨 롤프스 피치북 선임 애널리스트는 26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보낸 분석에서 “컴퓨팅 관련 지출 약정 규모가 막대하고, 공급업체들이 자금 대여자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앤트로픽의 빠른 매출 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장기간 부담해야 할 인프라 비용을 주요 위험으로 꼽았다

DA 다비드의 길 루리아 기술 연구 총괄은 "앤트로픽은 수익성이 좋은 기업"이라며 약 1천130억달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점은 이번 IPO가 자금 압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충분한 자금을 쥐고 여유로운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증명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