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사람 중심 리더십'...UAE 발전소 건설 현장 찾아 직원과 소통
UAE 발전소 건설현장 찾아 안전·공정 점검…AI·에너지 신사업 논의 중동 파견 직원 730명·가족에 감사 전한 뒤 직접 만나 애로사항 경청
[이슈밸리=윤대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동 사업 현장을 찾아 미래 성장동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는 지역에서 사업을 이끄는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현지 식당에서 식사를 함께하며 근무 여건을 살폈다. 사업의 기회와 현장의 어려움을 함께 챙기는 이 회장의 경영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있는 알 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직원들과 주요 시설을 둘러보며 공사 일정과 안전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삼성물산·삼성E&A 경영진과 중동 사업 방향 및 신규 사업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전력 인프라 현장에서 AI 시대의 기회를 찾다
알 다프라 발전소는 삼성물산이 현지 건설사 트로잔 제너럴 컨트랙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건설 중인 대형 전력 인프라 시설이다. UAE의 산업 발전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사업으로, 향후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에 필요한 전력 공급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방문에서 다뤄진 의제는 진행 중인 공사의 관리에서 미래 사업으로 이어졌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삼성E&A 경영진과 중동 시장의 변화를 살피고, 기존 사업 경험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연결할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물산은 UAE 바라카 원전 건설에 참여했으며, 삼성E&A도 UAE를 중동·아프리카 사업의 주요 거점으로 삼아 정유·가스·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삼성은 이러한 기반 위에서 원전·가스복합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인프라 사업 참여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현장에는 공정표와 사업계획서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정보가 쌓인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시설을 둘러보고 실무진의 설명을 듣는 과정은 사업의 진행 상황과 실행 여건을 함께 확인하는 기회가 된다. 이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도 시설 점검과 경영진 논의, 직원 소통을 한 일정에 담았다.
직원들이 먹는 식당에서 듣는 현장의 목소리
현장 점검을 마친 이 회장은 직원들이 평소 이용하는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더위 속에서 공사를 수행하는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현지 생활과 근무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건의사항을 들었다.
이어 삼성물산·삼성E&A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해외 사업 수행 과정의 애로사항과 현지 사업 현안을 논의했다.
해외 사업은 기술력과 자본에 더해 낯선 환경에서 오랜 기간 현장을 지키는 사람들의 역량으로 완성된다. 특히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는 회사가 자신의 상황을 알고 있다는 신뢰가 중요하다. 이 회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과 생활하는 여건을 직접 확인했다.
파견 직원은 물론 가족까지 선물과 감사편지
이 회장의 격려는 현장 방문에 앞서 직원 가족들에게도 전달됐다. 지난 16일 사우디아라비아·UAE·이란 등 중동 9개국에 파견된 관계사 임직원 730명과 현지 및 국내 거주 가족들에게 격려 선물과 감사 편지를 보냈다.
파견 임직원들에게는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300만~5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했다. 국내 거주 가족들에게는 전통시장과 지역 소상공인 매장에서 쓸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 200만~300만원을 전달했다.
이 회장은 편지에서 “각자 자리에서 보여주시는 책임감과 노력에 깊이 감사한다”며 “회사는 언제나 여러분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회장이 파견 직원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감사 편지와 선물을 보낸 대목에서 눈여겨볼 것은 금액보다 배려의 범위다. 지난 3월에 이어 이번에도 직원과 가족을 함께 챙긴 행보에는 이러한 배려의 일관성이 담겨 있다.
그룹 총수의 현장 방문은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직에 전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이번 일정에서 미래 사업 확보와 임직원 안전을 함께 다뤘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도 사업 현장으로 들어가 상황을 확인하고 다음 기회를 찾는 과감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행보에 대해 사람을 대하는 존중과 세심함, 사업을 향한 결단력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보여준사례로 평가한다. 직원과 가족의 마음을 살피는 일은 조직의 신뢰를 쌓고, 최고경영자가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일은 의사결정의 바탕을 넓힌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해외로 직원을 보내면 회사는 인력을 배치한 것이지만, 한 가정에서는 아버지나 어머니의 빈자리를 감당하는 일이 된다. 그 무게를 헤아려 가족을 챙기고 자신도 현장으로 향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면서 "직원들에게 어려운 곳의 일을 맡기는 만큼 경영자도 그 현장을 함께 책임지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