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커진 경찰 수사권, 민주적 통제·책임성 함께 확립해야”

2026-10-21     이슈밸리

 

[이슈밸리=권동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경찰의 수사 권한과 역할이 커진 만큼, 민주적 통제와 책임성을 함께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관계성 범죄와 이상동기 범죄 대응을 둘러싼 국민 불안을 언급하며 경찰 조직의 관행과 제도를 과감히 개선할 것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70여년간 유지돼 온 우리 형사사법체계가 전면 개편되면서 경찰의 권한이 어느 때보다 막중해진 만큼, 경찰의 책임도 더 커졌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의 일탈과 부족한 대응이 전체 조직의 신뢰와 평판을 깎아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계해야 한다”며 “무엇이 부족했는지 냉정히 돌아보고 잘못된 관행과 제도는 과감하게 바로잡는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경찰의 수사권 확대가 외부 간섭으로부터의 독립만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수사의 독립성과 함께 과정 및 결과에 대한 객관적 점검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커진 수사 권한에 걸맞은 민주적 통제와 책임성을 확립해 주길 바란다”며 “외부의 부당한 간섭은 막되 수사의 과정과 결과는 엄격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적 역할을 강화하고, 경찰 수사를 독립적으로 점검할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소청·중수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도 주문하며, 보완수사권 부재에 따른 수사 공백이나 국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 발생한 관계성 범죄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이상동기 범죄가 경찰에 대한 신뢰를 흔들고 국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와 무차별 범죄 대응을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종 사건에서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재난 현장에서는 관계기관과 신속히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여성·장애인·아동 등 범죄에 취약한 이른바 안전 약자의 목소리가 수사 과정에서 소외돼서는 안 된다며, 범죄피해자 보호를 경찰 수사의 중요한 원칙으로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수사심의위원회 안에 사회적 약자 소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민생을 위협하는 경제범죄와 불법수익에 대한 강경 대응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전세사기, 투자사기, 국가보조금 부정수급 등을 공동체의 신뢰를 훼손하는 범죄로 규정하고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

그는 “힘이 있다고 법을 피해 가거나 약하다고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며 “범죄로는 이익을 얻을 수 없다는 원칙을 확고히 세우고 불법 수익을 끝까지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112 시스템 구축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수사·치안 역량 확대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경찰관과 가족, 전몰·순직 경찰관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국민을 지키는 민주 경찰이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경찰의 권한 확대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향후 제도 개편 과정에서는 수사 효율성과 인권 보호, 책임성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지가 주요 과제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