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D&A 입찰길 2년 막혔다…방산 전략 조달 대책 시험대

방사청, 뇌물·원가 부정 사안에 최고 수위 처분 신규 사업 차질·협력사 영향 변수…발주기관 내부 통제도 쟁점

2026-10-21     이슈밸리

 

[이슈밸리=윤대우 기자] 방위사업청이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에 입찰참가자격 제한 2년의 제재를 결정하면서, 방산비리 근절과 군 전력 확보를 함께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부상했다. 핵심 무기체계를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고강도 제재인 만큼 신규 사업 일정과 조달 경쟁, 군 전력무기 공백 등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방사청은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LIG D&A에 대해 24개월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기로 의결했다. 국가계약법상 최고 수준의 제재다.

위원회는 뇌물 규모와 장기간에 걸친 계획적 부정행위, 국가안보 및 방위사업 신뢰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고려했다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뇌물 제공 사건에는 2년, 원가 부정 사건에는 6개월의 제한을 각각 판단하고, 가장 높은 수준의 처분을 적용해 최종 수위를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사건에서는 방사청 소속 사무관이 LIG D&A 등 방산업체 관계자들로부터 4억6천만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 금액은 해당 공무원의 뇌물수수 혐의 총액으로, LIG D&A의 단독 제공액과는 구분된다.

김일동 방사청 차장은 “이번 최고 수준의 제재 조치를 통해 방산업계 전반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앞으로도 방위사업 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철저히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IG D&A는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소 사실만으로 제재 처분을 내린 데 유감을 표하고, 집행정지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영향 검토’ 이후 사업별 전력화 대책이 변수

이번 결정의 핵심 변수는 신규 계약과 연구개발 사업에 미칠 영향이다. 정밀유도무기를 비롯한 핵심 무기체계는 설계·시험·생산 기반이 연결돼 있어 공급자를 단기간에 교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입찰 제한으로 신규 사업자 선정이나 계약이 늦어질 경우 후속 개발·시험·양산 일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자료에서는 특정 무기체계의 전력화 지연이 확정됐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지난 8월 LIG D&A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제재 가능성을 함께 거론하며, 두 업체 모두 입찰 제한을 받으면 정부 사업이 지연되거나 국외 구매가 필요해질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이는 두 기업에 대한 제재가 동시에 적용되는 상황을 전제로 한 발언으로, 이번 처분에 따른 국외 구매 전환 결정과는 구분된다.

방사청은 이번 심의에서도 전력화와 방위사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개된 설명에는 사업별 차질 가능성과 대응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군사기밀과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사항을 제외한 영향 사업의 유형, 일정 관리 방안, 대체 공급 가능성이 후속 확인 사항으로 남았다.

기존 계약 중단과는 구분…경쟁 약화·협력사 부담 변수

입찰참가자격 제한과 기존 무기 생산·납품의 일괄 중단은 구분된다. 이번 발표에서 기존 계약이 모두 자동 해지되거나 납품이 전면 중단된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 영향은 기존 계약 이행, 추가 양산, 후속 군수지원, 신규 연구개발 등 계약의 성격과 체결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가계약법은 입찰참가자격 제한 업체와의 수의계약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다만 적합한 다른 제조자가 없는 등 부득이한 사유에는 예외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개별 방산사업의 대체 가능성과 예외 적용 요건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유력 공급자의 입찰 참여가 제한되면 일부 사업의 경쟁이 줄어 정부의 가격·납기 협상력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해외 구매가 대안으로 검토될 경우 도입 기간과 유지·보수 비용, 기술 접근성 등이 비교 요소가 된다.

협력업체로의 파급도 점검 대상이다. 신규 수주 공백이 장기화하면 부품·소재·전자장비 업체의 발주와 투자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실제 제재 적용 범위와 사업 일정, 법원의 집행정지 판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업체 책임과 함께 방사청 내부 통제도 검증 대상

방산 조달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개별 업체의 준법경영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발주기관의 평가·원가 검증 체계가 실제로 작동했는지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방사청이 설명한 장기간의 부정행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평가위원의 이해충돌 관리와 업체 접촉 통제, 원가자료 검증 및 내부감사 체계가 적시에 이상 징후를 포착했는지가 주요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업체 제재와 별도로 발주기관 내부의 관리 책임 범위, 재발 방지 장치의 실효성도 후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다만 회사가 제기한 절차적 문제와 형사사건의 유무죄, 행정처분의 적법성은 각각 별도의 법적 판단 대상이다. 향후에는 방사청의 처분 근거와 회사 측 반박, 법원의 판단을 통해 제재 범위와 적정성이 가려질 전망이다.

또 입찰 제한이 적용되는 사업의 범위와 진행 중인 전력화 일정, 협력업체에 미칠 영향은 사업별 계약 이행과 후속 조치 과정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비위 행위에 대한 엄정한 제재는 불가피하지만, 해당 기업이 맡아온 사업의 공급망과 전력화 일정까지 함께 점검하지 않으면 제재가 현장의 조달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