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경기교육감 취임 100일…“부교육감 공백 크다, 원팀으로 메우겠다”
[이슈밸리=윤대우 기자]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1·2부교육감 부재에 따른 행정 공백 우려에 대해 “교육청 간부와 직원들이 원팀 정신으로 메우고 있다”며 “없으면 없는 대로 더 열심히 해 공백을 채우겠다”고 밝혔다.
안 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100일간의 경기교육 운영 상황과 향후 과제를 설명했다. 그는 “7월부터 부교육감 공백이 이어져 행정 비상상태라고 생각한다”며 “잠을 줄이고 주말에도 일하며 100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안 교육감은 1부교육감이 출근 전 사고로 별세했고, 2부교육감도 인사 검증 과정에서 임명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교육감 공백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부교육감 없이 6개월을 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기획조정실장과 간부 직원들의 역량이 탁월하고, 교육장들도 지역교육의 사령관으로 열정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부교육감이 있는 체제보다 부족함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너그럽게 봐달라”며 “1·2부교육감 체제가 완성되면 더욱 안정적이고 완성도 있는 경기교육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부 교육격차 해소…내년부터 별도 책임체계 가동
경기 남부와 북부의 교육격차 해소는 안 교육감이 제시한 핵심 과제다. 안 교육감은 “남북 간 교육격차는 오랫동안 쌓여온 문제”라며 “남부와 북부를 사실상 독립된 책임체계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행정조직을 새롭게 짜고 있다”고 밝혔다.
안 교육감은 내년 1월 1일부터 1부교육감은 남부, 2부교육감은 북부를 각각 책임지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리해 운영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북부 관할 책임을 강화해 행정 의사결정과 교육지원의 속도를 높이고, 남북 간 교육 여건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그는 “새로운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쉬움도 있지만, 이를 변화의 대가로 생각한다”며 “2부교육감도 공모와 추천 절차를 거쳐 조속히 체제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폰프리·라스·벽깨기…“AI 시대일수록 생각·감수성·몸의 힘”
안 교육감은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을 절제하는 ‘폰프리’, 독서·예술·스포츠를 결합한 ‘라스(LAS)’, 학교와 대학·기업·지역사회의 경계를 허무는 ‘벽깨기’를 경기교육의 3대 시그니처 정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집과 학교에서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그 시간에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기를 바란다”며 “AI가 할 수 없는 생각하는 힘, 감수성을 키우는 힘, 몸을 키우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폰프리 정책과 관련해 “현재 1만8000여 명의 학생이 100일 동안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며 “참여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 사이에 집중력과 학업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학생 4명 중 1명가량이 하루 3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문제의식도 제기했다.
라스 정책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평생 즐길 수 있는 악기 하나, 운동 하나를 학교에서 배우게 하겠다”며 “독서하고 토론하며 예술과 운동, 프로젝트 학습을 하는 교육이 AI 시대의 인재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대학과 기업이 참여하는 협약을 통해 라스 활동 경험을 대학 신입생 선발과도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교권이 서야 학생 학습권·인권도 지켜져”
교권 회복도 안 교육감이 강조한 분야다. 그는 “어떤 정책도 선생님이 없으면 백약이 무효”라며 “교사의 기부터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권과 학생 인권은 대립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 관계”라며 “학생의 안전과 학습권,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도 교권이 필요하다. 선생님이 보호돼야 학생을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오는 22일 교권보호단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안 교육감은 교권전담관과 현장 교사들을 “우리 시대의 영웅”이라고 부르며 “교사를 지켜주는 교육감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7조원 교부금 개편 반대…“교육은 돈만으로 하지 않지만 대비하겠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와 관련해서는 경기도교육청의 불이익을 막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안 교육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7조원가량 줄어드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며 “초과세수를 교육에 쓰지 않는 방향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여야 지도부를 만나 경기도교육청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히며 “관련 법 제정 과정에서 경기도에 불이익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미래 대응기금 등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안 교육감은 “교육은 돈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과 사랑으로 하는 것”이라며 “재정이 어려워도 학생과 교사를 위한 교육의 본질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안 교육감은 사교육비 경감과 AI 교육연구원 설립도 준비 과제로 제시했다. “역대 정부가 풀지 못한 사교육 문제지만, 학교 교사의 역량을 교실에 잘 녹여내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며 관련 태스크포스 구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전문성 보완 과제…정치보다 교실의 변화로 답해야
안 교육감은 5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정치와 행정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날도 원고에 의존하지 않고 현장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향한 애정과 교육 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AI와 스마트폰 사용의 규제·절제, 교권 회복, 예술·스포츠 교육을 함께 묶어 제시한 점도 교육 현장의 관심을 끌 만한 대목이다.
다만 구체적인 정책 실행 방안과 재원 조달, 성과 측정 기준은 불투명하는 지적이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사교육비 경감, 북부 교육격차 해소, AI 특화 교육벨트, 돌봄과 벽깨기 정책은 방향만으로는 부족하고 예산·조직·시행 일정이 함께 제시돼야 현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정치 경험이 풍부한 교육감이라는 강점은 교육 현장에서는 ‘정치가 교육을 앞서는 것 아니냐’는 경계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결국 기초학력, 돌봄, 특수교육, 과밀학급, 통학 안전 같은 생활 교육 과제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가 안 교육감 취임 1년차의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안 교육감은 “100일 자화자찬은 최대한 자제하고 부족한 부분은 성찰과 반성으로 삼겠다”며 “다시 신발끈을 메고 새로운 100일을 시작하겠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자세로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