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복되는 중국발 안보 경보…이번에도 항의조차 못할 것인가

2026-10-07     이슈밸리

 

[이슈밸리=사설] 한국 금융사를 겨냥한 대규모 해킹 공격에 중국에서 개발된 개방형 AI 사이버 보안도구 ‘ARTEX AI’가 악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금융사 해킹에 중국산 오픈소스 사이버 보안도구 ‘ARTEX AI’가 악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공격에 사용된 일부 웹서버에서는 중국어 문자열도 확인됐다고 한다. 아직 수사기관이 공격 주체와 배후를 특정하지 않은 만큼 중국 정부의 개입을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한국을 향한 사이버·산업·군사 안보 위협이 반복되는 현실을 더 이상 각각의 사건으로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ARTEX는 원래 네트워크 취약점을 점검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도구다. 여러 AI 모델을 불러와 보안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만큼, 악의적 이용자에게는 공격 대상 탐색과 침투 시도를 빠르게 만드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개발자가 무단 침입과 정보 탈취를 금지한다고 명시했더라도, 오픈소스로 공개된 도구의 악용을 선언만으로 막기는 어렵다. 금융권 해킹이 AI 에이전트와 결합한 새로운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면, 정부와 금융사는 단순한 사후 차단을 넘어 공격 도구·경유 서버·유출 경로를 함께 추적하는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

문제는 중국과 관련해 제기돼 온 경고 신호가 이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군사시설을 무단 촬영하거나 민감 지역을 돌아다니며 영상을 촬영한 중국인 유튜버 논란, 국내 반도체 기업 인력을 겨냥한 무단 접촉과 기술 유출 우려, 서해 불법조업과 해양 질서 훼손 문제도 이어져 왔다.

농촌과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드론의 상당수가 중국산 장비에 의존하는 현실도 데이터 수집과 원격 제어 가능성 측면에서 점검이 필요하다.

지난해에는 국내 정보·안보 인력 관련 명단 유출 논란까지 불거졌다.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와 책임 소재는 엄정한 수사를 통해 가려야 한다. 다만 중국산 기술과 플랫폼, 인력 접촉, 해양 활동, 사이버 공격이 동시에 대한민국 국가안보의 빈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경제 교류와 안보 경계는 별개로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 정부의 대응은 대체로 ‘확인 중’과 ‘재발 방지’에 머무는 인상이다. 외교·통상 관계를 의식해 중국에 분명한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한다면, 상대는 한국을 비용이 낮은 표적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직접 연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건까지 성급하게 외교 문제로 비화시켜서는 안 된다.

그러나 중국발 위험 요소가 확인될 때마다 자료 제출과 재발 방지, 수사 협조를 공식 요구하는 일까지 주저할 이유는 없다.

정부는 금융 해킹 사건의 공격 주체와 ARTEX 악용 경위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군사시설 촬영과 산업기술·드론 보안, 서해 불법 활동도 부처별 대응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안보 차원의 통합 점검 대상으로 다뤄야 한다.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일과 국민의 정보·기술·영토 주권을 지키는 일은 충돌하는 선택지가 아니다. 항의해야 할 때 침묵하지 않는 것부터 국가의 기본 책무다. 힘 없는 우크라이나만 잡지 말고 말이다. 강한자에게 강하게 나가야지, 약한자에게 강하게 나가서 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