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행 해킹·지뢰 폭발·‘빈 총’ 경계…대한민국 총체적 안보 위기

2026-10-05     이슈밸리

 

[이슈밸리=사설] 국가안보는 전쟁이 일어났을 때만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돈과 개인정보를 지키는 금융망, 장병의 생명과 국경을 지키는 군 경계망,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즉시 고치는 국가의 관리망이 동시에 허점을 드러낼 때 국민은 일상의 안전마저 의심하게 된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고객정보 유출과 해킹 시도가 잇따랐다. 일부 금융사는 차단 조치와 전액 보상 방침을 밝혔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 정보와 내 돈은 안전한가”라는 근본적 불안을 피하기 어렵다. 금융은 신뢰가 핵심 자산이다. 사고 뒤 보상도 중요하지만, 침해 징후를 얼마나 빨리 탐지했고 어떤 정보가 어디까지 노출됐는지, 재발 차단 조치를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마칠 것인지 투명하게 밝히는 일이 먼저다.

금융당국 역시 대형 금융기관의 위기 대응·정리 체계를 매년 점검하고 있지만, 실제 침해 상황에서 탐지·차단·통지 체계가 작동하는지 실전 수준의 검증이 필요하다. 

군의 상황은 더 무겁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일대 지뢰 폭발로 장병들이 크게 다친 뒤, 북한군 매설 지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방의 긴장감은 높아졌다. 그 와중에 1군단의 ‘실탄 미장착’ 경계 논란에 이어 2·3군단 등 다른 전방 부대에서도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유사 사례가 확인됐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경계작전의 탄약 휴대 방식은 무조건 하나의 방식만 고집할 문제가 아니다. 감시장비의 발전, 오발 사고 위험, 접경지역의 작전 여건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변경의 전제는 명확한 작전 평가, 문서화된 지침, 상급부대 보고와 검증이다. 이 기본 절차가 빠진 채 군단별 재량으로 서로 다른 방식이 장기간 운용됐다면, 이는 유연한 작전 운용이 아니라 지휘·감독 체계의 공백이다.

더구나 국방부가 기관경고와 제도 개선에 무게를 두고 개인 징계는 하지 않기로 한 배경도 납득하기 쉽지 않다. 책임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은 관리 부실이 얼마나 오래, 넓게 방치됐는지를 역설한다. “누가 언제 바꿨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조직은 위기 상황에서 “누가 무엇을 결정할지”도 분명히 하기 어렵다.

금융 해킹과 전방 경계의 허점을 단순히 한 묶음의 사건으로 과장할 일은 아니다. 아직 국가 시스템 전체가 무너졌다고 볼 근거도 없다. 그러나 서로 다른 영역에서 반복되는 문제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지 못했고, 현장 재량은 통제를 앞섰으며, 사고 뒤에야 전수점검과 대책이 뒤따랐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금 ‘총체적 안보 위기’라는 표현의 진위를 놓고 다툴 때가 아니다. 국민이 체감하는 불안은 이미 금융과 군사, 개인정보와 접경지역을 가리지 않고 번지고 있다. 금융권에는 침해 사고의 신속·투명한 공개와 독립적 보안 검증을, 군에는 전방부대 탄약 운용 기준의 즉각적 표준화와 지휘책임의 명확화를 요구해야 한다.

안보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기본이 제대로 작동하는지에서 시작된다. 국민의 계좌와 개인정보, 장병의 생명과 전방의 경계선이 위협 받고 무너 졌다면 현재 대한민국은 총체적 안보 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