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600t급 ‘서희함’ 공개…한국 잠수함, 4천t급 넘어 핵추진 시대 바라본다
SLBM 발사관 10개로 확대…배치-Ⅲ·5천t급 핵잠수함 추진 주목 현무-4-4 운용 가능성…정확한 탑재 시기·수량은 비공개
[이슈밸리=권동혁 기자] 우리 해군의 최신예 3천600t급 잠수함인 장보고-Ⅲ 배치-Ⅱ 2번함 ‘서희함’이 올가을 진수를 앞두면서 한국 잠수함 전력의 다음 단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5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공개된 서희함은 수면 위로 드러난 부분만으로도 상당한 규모를 보였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외부에서 보이는 선체는 전체의 약 20%에 불과하다.
서희함은 장보고-Ⅲ 배치-Ⅱ, 이른바 장영실급의 두 번째 함정이다. 진수와 시운전을 거쳐 내년 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1번함 장영실함은 지난해 10월 진수됐다.
길이 89m인 배치-Ⅱ는 3천t급 배치-Ⅰ 도산안창호급보다 선체가 커지고 무장과 잠항 능력이 강화됐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하는 수직발사관은 기존 6개에서 10개로 늘어났다.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함께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원자로를 사용하지 않는 재래식 잠수함이지만 장기간 잠항할 수 있어 작전 범위와 은밀성이 한층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음 단계는 4천t급 이상 전망
3천600t급 배치-Ⅱ 다음에는 장보고-Ⅲ 배치-Ⅲ가 이어질 전망이다. 배치-Ⅲ는 4천t 이상으로 확대되고 잠항 능력과 무장 탑재량, 탐지·전투체계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군 당국은 배치-Ⅲ의 정확한 배수량과 개발·건조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 언급되는 5천t급 잠수함 역시 확정된 장보고-Ⅲ 후속 모델이라기보다 핵추진잠수함의 예상 규모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핵추진잠수함은 소형 원자로를 동력으로 사용해 장기간 부상하지 않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전력과 주변국 잠수함을 장기간 추적하는 데 유리하지만 원자로와 핵연료 확보, 한미 간 협의, 막대한 건조·운용 비용 등이 과제로 꼽힌다.
정부가 사업을 본격화하더라도 설계와 원자로 개발, 시험 건조 과정을 고려하면 실제 전력화 시점은 빨라도 2030년대 중반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5천t급 핵추진잠수함의 구체적인 개발 착수 시점이나 인도 일정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현무-4-4, 배치-Ⅱ 운용 가능성
장보고-Ⅲ 잠수함의 핵심 무장으로는 국산 SLBM인 ‘현무-4-4’가 꼽힌다. 현무-4-4는 3천t급 도산안창호함에서 시험 발사에 성공했으며, 수직발사관이 10개로 늘어난 배치-Ⅱ에서도 운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군은 전략무기 보안을 이유로 서희함을 비롯한 개별 잠수함의 미사일 탑재 시기와 수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고위력 탄도미사일인 현무-5를 잠수함에 탑재한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계획은 없다.
3천600t급 호위함도 미국 시장 겨냥
한화오션은 이날 3천600t급 울산급 배치-Ⅲ 호위함 5번함인 ‘평택함’도 공개했다. 평택함은 지난달 중순 진수됐으며, 같은 사업장에서는 내년 초 진수를 목표로 6번함 건조가 진행되고 있다.
울산급 배치-Ⅲ는 5인치 함포와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 국산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를 탑재했다. 탐지 장비와 전투체계, 주요 무장이 국산 장비로 구성됐으며 약 30개월 만에 건조할 수 있는 생산 속도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미국 해군이 검토하는 해외 건조 호위함 후보로 한국의 울산급 배치-Ⅲ와 일본 모가미급 수출형, 튀르키예 이스탄불급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국방당국 대표단도 지난 16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아 함정 건조 시설과 울산급 배치-Ⅲ 실물을 살펴봤다.
한화오션은 장보고-Ⅲ 배치-Ⅱ와 울산급 배치-Ⅲ를 각각 잠수함·수상함 수출을 이끌 전략 플랫폼으로 내세우고 있다. 3천600t급 잠수함의 건조와 운용 경험은 향후 4천t급 이상 잠수함과 핵추진잠수함을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기술적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규백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사업관리 담당 상무는 미국 함정시장 진출과 관련해 “미측의 수요가 궁극적으로 어디에서 출발하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협의 과정에서 그 수요에 따라 어떻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지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