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청소년부터 청년·임직원까지…‘한국 AI 인재 사다리’ 세운다
에이머스 해커톤에 역대 최다 3393명 지원…34대 1 뚫은 96명 결선 서울대와 청소년 캠프 운영…구광모 ‘AI 중심은 사람’ 철학 구체화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LG가 청소년부터 청년, 임직원에 이르는 단계별 인공지능(AI) 교육 체계를 구축하며 대한민국의 미래 AI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단순한 이론 교육을 넘어 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과 채용, 글로벌 연수까지 연결하는 실전형 인재 육성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LG는 19일부터 1박 2일간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AI 기술로 산업 난제를 해결하는 ‘LG 에이머스(Aimers) 해커톤’을 진행했다.
2022년 하반기 시작된 LG 에이머스에는 지금까지 2만3000명 이상의 청년이 참가했다. 이번 9기에는 역대 가장 많은 3393명이 지원했으며, 온라인 교육과 예선을 거쳐 34대 1의 경쟁률을 뚫은 96명이 결선에 진출했다.
LG는 결선 참가자 전원에게 총 1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상위 3개 팀에는 총 1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LG 입사 지원 시 서류전형을 면제하는 혜택도 제공했다.
이번 해커톤의 과제는 LG스포츠가 제시한 ‘투수 제구 성공 확률을 예측하는 AI 모델 개발’이었다.
참가자들은 평균자책점이나 볼넷·탈삼진 비율처럼 경기 후 산출되는 결과 중심 지표에서 벗어나 경기 상황과 최근 흐름, 투수별 특성 등을 분석해 다음 투구의 제구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는 모델 개발에 도전했다.
기업이 보유한 실제 산업 데이터를 청년들에게 개방하고, 참가자들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교육과 현장 혁신을 연결한 사례로 평가된다. LG스포츠도 청년 개발자들의 시각을 바탕으로 기존 야구 데이터 분석 체계를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 발굴에 기대를 나타냈다.
LG 관계자는 “좋은 AI 모델보다 더 중요한 것은 AI로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를 찾아내는 것”이라며 “데이터는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이며, 참가한 청년들이 이번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에서 채용까지…청년 AI 인재 성장 지원
LG는 대회 이튿날인 20일 LG AI연구원과 LG전자, LG유플러스, LG CNS 등 주요 계열사 4곳이 참여하는 채용박람회도 열었다.
각 계열사 인사 담당자들은 참가자들에게 채용 정보를 제공하고 진로 상담을 진행했다. 향후 채용 과정에서 우선 검토할 수 있도록 참가자들의 ‘LG AI 인재풀’ 등록도 안내했다.
채용 전문 컨설턴트가 진행하는 일대일 취업 상담과 모의 AI 면접 강의도 마련했다. AI 교육을 수료증 발급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취업 기회와 연결함으로써 청년 인재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한 것이다.
LG 에이머스는 AI 기초 지식과 코딩 역량을 갖춘 만 19∼29세 청년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연 2회 운영되며 AI 대학원 수준의 강의부터 해커톤, 취업 지원까지 모든 과정이 무료로 제공된다.
서울대와 ‘AI 유니콘’ 육성…실리콘밸리 연수 기회도
LG는 서울대학교와 함께 미래의 ‘AI 유니콘’을 육성하는 ‘LG AI 청소년 캠프’ 4기 참가자 100명도 공개 모집한다.
캠프는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발견한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하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하도록 돕는 교육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선발된 학생들은 2027년 2월 서울대에서 열리는 2박 3일 교육을 시작으로 5월까지 10주 동안 서울대 재학생 멘토들과 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국내 교육 과정 우수 참가자에게는 여름방학 중 2주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진행되는 해외 교육에 참여할 기회도 제공된다.
지원 대상은 올해 기준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이며 참가비는 전액 무료다. 지원 희망자는 10월 22일까지 캠프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뒤 ‘나만의 AI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주제로 제작한 영상을 제출하면 된다.
구광모 회장의 ‘사람 중심 AI’ 철학, 교육 생태계로 확장
LG의 AI 인재 육성은 구광모 ㈜LG 대표가 강조해 온 ‘사람 중심’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
구 대표는 “기술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사람들의 미소를 설계하는 따뜻한 도구여야 하며, 이는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는 이러한 철학을 토대로 청소년 대상 ‘LG디스커버리랩’과 ‘LG AI 청소년 캠프’, 청년 대상 ‘LG 에이머스’, 임직원을 위한 ‘LG AI 아카데미’와 사내 대학원인 ‘LG AI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유네스코와 함께 글로벌 시민을 대상으로 한 ‘AI 윤리 MOOC’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의 첫 AI 경험부터 청년의 실전 역량과 취업, 임직원의 전문성 강화, 글로벌 AI 윤리 교육까지 연결한 LG의 인재 육성 체계는 국내 기업의 대표적인 장기 AI 투자 모델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