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텀블러 '체액 테러' 10대…대법 판례에 성범죄 혐의 적용 검토

2026-09-14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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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밸리=박지영 기자] 제주 서귀포의 한 초등학교에 몰래 침입해 교사의 텀블러와 의자에 체액 및 소변을 남기고 달아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피의자에게 성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건조물 침입과 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입건해 조사 중인 A군에게 강제추행 등 성범죄 혐의를 추가 적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A군은 지난 4월 27일 오후 늦게 서귀포시 소재 모 초등학교 교실에 무단 침입해 교사 B씨의 텀블러에 체액을 주입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이보다 앞선 4월 4일과 범행 한 달여 뒤인 6월 5일에도 B씨가 담임을 맡은 교실에 들어가 교사용 의자에 소변을 보는 등 지속해서 침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교사인 B씨는 사건 인지 후 정신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재발 위험성이 크다는 진단을 받자 서귀포경찰서에 수사 촉구서를 내고 엄벌을 요구했다.

B씨는 자신을 특정해 계획적으로 자지러진 연쇄 범행 탓에 심각한 불안 증세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고 있다.

당초 경찰은 피해자의 극심한 정신적 피해에도 불과하고 신체 직접 접촉이나 직접적인 폭행·협박이 없었다는 기존 법적 기준에 따라 A군에게 성범죄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행법상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으면 성범죄 처벌 근거가 희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에서 유사한 체액 테러 사건에 대해 강제추행죄를 인정하는 판결이 잇따라 나오면서 수사 기류가 전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7월 카페 업주의 커피에 자신의 체액을 몰래 넣은 사건에서 피해자가 마신 뒤 느낀 육체·정신적 고통과 의사에 반해 체액을 마시게 한 성적 수치심을 고려하면 강제추행죄의 폭행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지난 9월에도 대법원은 카페 여직원이 마시던 음료 컵에 체액을 넣은 남성의 행위에 대해 실질적으로 피해자에게 체액을 마시게 할 목적이 있었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으므로 강제추행이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음료에 체액을 넣어 마시게 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강제추행으로 인정받은 첫 사례들이다.

서귀포경찰서는 이 같은 최근 대법원 판례들을 토대로 최종 법리 검토를 마친 뒤 강제추행 혐의 적용 여부를 결정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