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3.3%…언어폭력·집단따돌림 절반 넘어
피해·목격 응답률 동반 상승…가해 응답률은 0.3%p 하락 쉬는 시간 교실·복도에 집중…목격 학생 32.5% “아무것도 못 했다”
[이슈밸리=박지영 기자] 서울지역 학생들의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1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언어폭력과 집단따돌림 같은 관계·정서적 폭력이 전체 피해 유형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지난 4월 14일부터 5월 13일까지 서울지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은 3.3%로, 지난해 2.9%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학교급별 피해 응답률도 모두 증가했다. 전년 대비 초등학교는 0.9%포인트, 중학교는 0.3%포인트, 고등학교는 0.2%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특히 초등학생의 피해 응답률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37.2%로 가장 많았다. 집단따돌림 17.1%, 신체폭력 16.3%가 뒤를 이었다. 언어폭력과 집단따돌림을 합한 비율은 54.3%로, 전체 피해 유형의 절반을 넘었다.
학교폭력이 발생한 장소는 교실 안이 28.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복도·계단이 15.4%로 조사됐다. 발생 시간은 쉬는 시간이 29.9%, 점심시간이 18.4%였다. 교사의 직접적인 관리가 상대적으로 느슨해지는 일상적인 교내 공간과 시간대에 피해가 집중된 셈이다.
학교폭력을 목격했다는 응답도 증가했다. 올해 목격 응답률은 8.1%로 지난해 7.2%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초등학교는 1.0%포인트, 중학교는 1.1%포인트, 고등학교는 0.7%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목격 후 행동으로는 ‘피해 학생을 위로하고 도와줬다’는 응답이 32.7%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응답도 32.5%에 달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주변 어른에게 알리거나 신고했다’는 응답은 17.3%, ‘가해자를 말렸다’는 응답은 16.7%였다.
반면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0.8%로 지난해 1.1%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초등학교는 0.9%포인트, 중학교는 0.2%포인트 하락했고 고등학교는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피해·목격 응답률은 상승했지만 가해 응답률은 감소하면서 각 지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과 신고 의향이 높아진 결과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피해 경험이 실제로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예방과 조기 개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부터 ‘관계회복 숙려제’를 서울지역 전체 초등학교로 확대했다. 중·고등학교에서도 당사자 동의를 전제로 관계 조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관계가꿈’ 전문단체 28개 기관이 서울지역 157개 학교, 930개 학급을 방문해 또래 관계 형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학기 중에는 문화·예술 공연을 활용한 학생 참여형 학교폭력 예방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통해 변화 양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겠다”며 “‘사이좋은 관계가꿈 프로젝트’를 내실 있게 추진해 평화로운 학교문화를 조성하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