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추진잠수함 도입 첫 국제절차…정부, IAEA에 ‘14조 협의’ 공식 통보

2026-09-08     이슈밸리

 

[이슈밸리=윤대우 기자] 한국 정부가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필요한 국제적 안전조치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공식 협의 의사를 전달했다. 우리 군의 핵잠수함 추진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IAEA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포괄적 안전조치협정(CSA) 제14조에 따른 별도 약정에 관한 협의를 시작할 의향을 사무국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한국이 관련 신고 자료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핵확산금지조약(NPT)과 포괄적 안전조치협정, 추가의정서에 따른 비확산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핵연료 군사적 전용 우려 차단이 핵심

NPT상 핵무기 비보유국은 핵물질이 핵무기 개발에 전용되지 않도록 IAEA의 사찰과 안전조치를 받아야 한다.

다만 포괄적 안전조치협정 제14조는 핵무기와 관련되지 않은 군사 활동에 핵물질을 사용하는 경우 IAEA와 별도 약정을 마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핵추진잠수함의 원자로에 사용하는 핵연료가 대표적인 적용 대상으로 꼽힌다.

제14조에 따른 약정이 마련되면 잠수함 운용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보호하면서도 핵연료가 핵무기 개발에 전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입증해야 한다. 핵물질의 종류와 수량, 사용 기간, 안전조치 복귀 방식 등이 향후 협의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통보에 대해 “비확산 문제에 투명하게 접근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체결 전례 없어…장기 협상 가능성

문제는 핵무기 비보유국이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위해 제14조에 따른 약정을 최종 체결한 전례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보다 먼저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나선 브라질과 호주도 IAEA와 관련 협의를 수년째 진행하고 있다. 한국 역시 핵연료 조달과 농축 수준, 군사기밀 보호, 핵물질 검증 방식을 놓고 상당한 기간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6월에도 한국과의 제14조 협의가 초기 단계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 방한 당시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지난 5월 핵추진잠수함 1번함을 2030년대 중반까지 진수하고, 2030년대 후반 해군에 배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실제 전력화까지는 IAEA 협의뿐 아니라 핵연료 확보와 원자로 개발, 건조시설 구축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IAEA “북한 영변 새 농축시설, 가동 임박 가능성”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 영변의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이 이미 가동되고 있거나 가동 직전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시설이 강선 우라늄 농축시설과 규모 및 기반시설 면에서 유사하다며 지난 6월 촬영된 사진에서 기존 북한 농축시설과 같은 유형으로 추정되는 원심분리기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IAEA는 영변 5㎿ 원자로가 일곱 번째 핵연료 조사 주기에도 계속 가동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동안 멈췄던 영변 경수로 역시 지난 4월 말 이후 재가동된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