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비상’ 속 12억원대 전세 관사…추미애 경기지사 형평성 논란

직원 복지예산 삭감·정기인사 연기하며 고통 분담 요구 도청 내부서 “절약 기조와 맞지 않아”…경기도 “규정에 따라 계약”

2026-09-07     이슈밸리

 

[이슈밸리=박지영 기자]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에 나선 경기도가 추미애 도지사에게 12억원대 전세 아파트를 관사로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6월 도청 인근에 있는 전용면적 156㎡ 규모의 아파트를 전세보증금 12억2000만원에 계약했다. 추 지사는 취임 직후인 7월부터 이곳을 관사로 사용하고 있다.

앞서 추 지사는 지난달 5일 경기도의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뒤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5465억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담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경기도는 조직 개편 등을 이유로 올해 하반기 정기 인사를 내년 1월로 연기하고, 전국공무원체육대회 참가비 등 일부 직원 복지예산도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고액 전세 관사 사용 사실이 알려지자 도청 내부에서는 재정 절감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도청 직원 익명게시판 ‘와글와글’에는 직원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면서 도지사 관사에는 12억원대 전세보증금을 투입한 것이 적절하느냐는 취지의 글이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도청노조 관계자는 “직원 복지예산 감액과 정기 인사 연기로 내부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관사 문제까지 불거졌다”며 “김동연 전 지사가 자비로 전세 아파트를 마련했다는 점과 비교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형평성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준호 전 경기도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직원들에게 절약을 요구했다면 도지사 주거에도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어야 한다”며 “규모가 작은 관사를 선택해 도 재원이 장기간 묶이는 것을 줄이고 그 여력을 도민에게 필요한 사업에 활용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는 업무 효율성과 관련 규정에 따른 계약이라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정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도청에서 가까운 곳에 관사를 마련했다”며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계약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세보증금은 임차 기간이 끝나면 돌려받는 자금이어서 전액을 소모성 예산 지출로 보기는 어렵다.

논란의 핵심은 계약 자체의 위법성보다는 재정 위기를 이유로 직원들에게 비용 절감과 고통 분담을 요구한 상황에서 관사의 규모와 보증금 수준이 적정했느냐는 데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