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전략 있는 덕장 스타일 강신철 후보자...국방장관 자질은?

‘지식인사이드’ 인터뷰·군 경력 종합 분석…작전·전략·한미동맹 전문성 강점 AI 기반 미래전·임무형 지휘 강조…문민통제·육군 편중 극복은 검증 과제 계엄 연루 의혹선 비껴가…“사관학교 통합 등 국방개혁 추진력 청문회서 확인해야”

2026-09-01     이슈밸리

 

[이슈밸리=윤대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2년 차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한 중폭 개각을 단행한 가운데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강신철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지명했다.

이 대통령이 초대 국방 수장으로 60여 년 만의 문민 출신인 안규백 장관을 발탁한 데 이어 다시 육군사관학교 출신 4성 장군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군 조직 안정과 한미 연합방위 전문성에 무게를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강 후보자는 육사 46기로 임관해 합참 전략기획부장과 국가안보실 안보·국방전략비서관, 지상작전사령부 부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등을 지냈다. 지난해 예편한 뒤 올해 1월부터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로 근무해 왔다.

청와대는 강 후보자에 대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미래전에 대비한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사관학교 통합 등 국방혁신의 새로운 길을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열어갈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계엄 당시 역할과 관련해서도 헌법존중 태스크포스와 국방부 감사 결과 연루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후보자의 주요 경력과 청와대 설명은 공식 인사 발표와 공개된 프로필을 토대로 확인했다.

본지는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공개된 강 후보자의 인터뷰와 군 경력, 국방부 장관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종합해 전략·리더십·안보관·개혁 역량의 네 가지 측면에서 자질을 분석했다.

다만 인터뷰에서 소개된 개인 일화는 강 후보자 본인의 설명에 기초한 만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사실관계와 맥락이 추가로 검증될 필요가 있다.

역사와 데이터를 활용하는 군사전략가

강 후보자의 가장 뚜렷한 강점은 작전과 전략, 한미 연합방위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는 점이다.

그는 ‘지식인사이드’ 인터뷰에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시절 미군 지휘부를 설득할 때 물리적 데이터와 역사적 사례, 군인 간 신뢰를 단계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군 장교들이 중시하는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등을 협상과 토론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어 구사 능력이나 미군 인맥에 그치지 않고 상대의 군사문화와 사고방식을 이해한 상태에서 논리를 구성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한미연합훈련, 확장억제, 주한미군 역할 조정 등 복잡한 현안을 다뤄야 하는 국방부 장관에게는 유효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미래전에 대한 문제의식도 비교적 선명하다. 강 후보자는 현대전을 육·해·공군뿐 아니라 우주와 사이버, 전자기 영역까지 연결되는 ‘전 영역 작전’으로 인식하고 인공지능이 국가와 군의 새로운 억제력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강조했다.

합참 전략기획과 작전본부, 국가안보실, 한미연합사를 모두 경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술 단위 지휘관보다는 정책과 연합작전, 미래전 체계 설계에 강점을 가진 인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AI와 첨단전력에 관한 원론적 비전을 실제 국방예산과 무기획득 체계, 군 구조 개편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국방부 장관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전 담론뿐 아니라 각 군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기존 사업을 정리하는 결단력이기 때문이다.

“내 발자국만 밟아라”…책임형 리더십

강 후보자가 인터뷰에서 소개한 지뢰지대 일화는 그의 지휘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최전방 대대장 시절 폭설로 지뢰지대의 경계가 불분명해지자 부하들을 뒤에 세운 채 자신이 먼저 이동하면서 “내가 지나간 발자국만 밟고 따라오라”고 지시했다고 회고했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지휘관이 먼저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판단이었다는 설명이다.

또 부하 장병들의 이름을 외우려고 노력했고 “사랑으로 싸우면 이긴다”는 철학을 지휘 현장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병력을 단순한 전투 자원으로 보지 않고 개별 인격체로 대우하려 했다는 점에서 책임형·관계형 리더십의 특징이 드러난다.

이 같은 지휘관상은 병력 감소와 초급간부 이탈, 병영 내 인권 문제로 흔들리는 군 조직을 추스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부하의 신뢰를 끌어내는 능력은 전투력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의 희생정신이나 미담만으로 장관의 도덕성과 조직관리 능력을 판단할 수는 없다. 인사 공정성, 군 사망사고 처리, 장병 인권, 방산 비리 대응 등 제도적 책임을 어떤 원칙으로 수행했는지가 청문회에서 함께 검증돼야 한다.

자유·임무형 지휘 강조…주체적 동맹관 주목

강 후보자의 안보관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자유’와 ‘임무형 지휘’다.

그는 북한군과 비교되는 한국군의 무형적 강점으로 자유를 꼽고 상급자가 모든 과정을 통제하기보다 하급 지휘관에게 목표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장의 변화에 따라 현장 지휘관이 스스로 판단하는 임무형 지휘가 현대전의 속도와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핵심이라는 것이다.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주한미군 철수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고 전쟁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강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동시에 미군에 일방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되며 한국군이 독자적인 억제·대응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동맹을 안보의 중심축으로 두되 자주국방 역량을 병행해야 한다는 현실주의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주사우디 대사를 거치며 군사외교와 방산협력을 경험한 점도 장점이다.

반면 국방부 장관은 군사적 합리성만으로 움직이는 자리가 아니다. 남북관계와 대미·대중 외교, 국회와의 협의, 국민 여론까지 고려해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 군 지휘관으로서의 명확한 안보관을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안에서 얼마나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육사 출신이 육사 폐교 추진 할 수 있을까

강 후보자 앞에 놓인 가장 민감한 과제는 군 개혁, 그중에서도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군통합사관학교’ 구상이다. 육사 출신 정통 육군 장성인 그로서는 정부의 개혁 방향을 충실히 실행하는 동시에 자신의 뿌리인 육사 내부의 반발과 우려를 설득·조정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게 됐다.

사관학교 통합은 단순히 교육기관을 합치는 문제가 아니다. 각 군의 오랜 전통과 정체성, 인사 체계는 물론 장교 양성 방식과 군 조직의 주도권까지 맞물려 있어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육사는 역사와 규모, 군내 영향력 면에서 통합 논의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강 후보자가 육군과 육사의 조직 문화, 내부 정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는 점은 개혁 추진의 강점이 될 수 있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통합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육사의 전통과 장점을 새로운 교육체계 안에 반영하는 절충안을 마련한다면 내부 저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신 조직의 이해관계에 지나치게 얽매일 경우 개혁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따른다. 강 후보자에게 필요한 것은 육사를 지키는 장군의 시각이 아니라 육·해·공군과 해병대를 아우르는 국방부 장관의 판단이다. 육사의 자부심을 존중하면서도 문민통제 원칙과 군 전체의 합동성, 국가안보라는 더 큰 기준에서 갈등을 조정할 수 있을지가 취임 후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전문성은 확인…통합·정무 역량은 청문회 과제

‘지식인사이드’ 인터뷰에 나타난 강 후보자는 고전과 역사를 군사전략에 접목하고 한미동맹과 자주국방을 동시에 강조하는 전략가에 가깝다. 지뢰지대 일화와 부하들의 이름을 외우려 했다는 회고에서는 책임감과 인간 중심의 지휘 철학도 읽힌다.

합참과 국가안보실, 한미연합사, 재외공관을 거친 경력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한미 군사현안, AI 기반 미래전에 대응할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에 힘을 싣는다. 진보·보수 정부에서 모두 중용됐다는 점도 정치적 진영보다 실무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공개 인터뷰와 화려한 군 경력이 국방부 장관 자질을 완전히 보증하지는 않는다. 육군 편중을 극복할 합동성, 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국회와 국민을 설득할 정무 감각, 병영 인권과 방산 개혁에 대한 구체적 해법은 아직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 

특히, 병력 감소에 따라 대한민국 국군을 민간인으로 대폭 보완하려는 현 정부 기조에 얼마나 대응을 할지, 이재명 대통령의 국군통치철학에 무조건 "예스"만 할 지, "바른 소리"도 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즉, 전략가와 덕장으로서의 가능성은 확인됐지만, 대한민국 국방개혁을 수행할 정치·행정 책임자로서의 자질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본격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