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중국 국경 히말라야 덮친 대홍수…사망 최소 160명

네팔 157명·중국 티베트 3명 사망…양국 실종자 696명 달해 한국인 9명 연락 두절…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급파 지진 아닌 ‘빙하 붕괴’가 원인…“2차 홍수 가능성” 경고

2026-08-27     이슈밸리

 

[이슈밸리=권동혁 기자] 중국과 국경을 맞댄 네팔 중북부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네팔과 중국에서 최소 160명이 숨졌다. 양국에서 집계된 실종자는 696명에 달하며,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 있던 한국인 9명도 연락이 끊긴 상태다.

이번 재난은 당초 지진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추가 분석 결과 대규모 빙하 붕괴와 토석류가 연쇄적으로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

26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경찰은 이날까지 수색 작업을 통해 시신 157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도 네팔과 인접한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 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네팔과 중국에서 확인된 사망자는 최소 160명으로 늘었다.

네팔·중국 실종자 696명…외국인 관광객 피해 우려

네팔 관광부는 관광객 403명이 실종됐으며 이 가운데 341명이 외국인이라고 밝혔다. 네팔 경찰관 28명도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당국이 티베트 지역에서 집계한 실종자도 265명에 달한다. 네팔과 중국 당국의 발표를 합하면 양국의 실종자는 총 696명이다.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도로와 통신망이 광범위하게 끊긴 데다 일부 마을에는 구조대가 접근하지 못하고 있어 인명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홍수와 산사태로 네팔 일부 지역에서는 마을 전체가 거대한 진흙더미에 휩쓸려 사라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교량도 최소 19개가 유실되면서 구조대와 중장비의 현장 진입에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도 국경 주변 산악도로와 통신망이 끊기고 주민과 관광객들이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수색·구조 인력을 투입해 실종자 확인과 피해 지역 복구에 나섰다.

한국인 9명 실종…정부 대응팀 현지 급파

네팔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주변에서는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9명이 연락 두절 상태다.

해당 건설 현장은 홍수와 산사태가 집중된 산악지대에 있어 도로와 통신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연락 두절이 곧바로 인명 피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장 접근이 어려워 정확한 생사와 소재 파악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정부는 외교부와 소방청, 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합동 신속대응팀을 네팔 현지에 급파할 계획이다. 대응팀은 네팔 당국 및 현지 기업과 협조해 실종자 수색과 구조, 한국인 피해 상황 확인에 나설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도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현지 상황과 직원들의 안전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규모 4.4 지진 아닌 ‘빙하 붕괴’

이번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을 둘러싼 분석도 수정됐다. USGS는 당초 네팔과 중국 국경 인근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발표했지만, 인근 지진 관측소와 장주기 지진파, 위성사진 등을 추가 분석한 뒤 이를 규모 5.2에 해당하는 빙하 붕괴 사건으로 정정했다.

USGS는 “네팔과 중국 국경 인근에서 규모 5.2의 지진파 사건이 발생했다”며 “빙하 붕괴와 토석류로 인해 발생한 현상으로 판단되며, 이것이 하류 지역에 연쇄적이고 재앙적인 영향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빙하나 대규모 산사태가 한꺼번에 무너질 때에도 지진과 유사한 진동이 관측될 수 있다. USGS는 이번 사건의 지진파와 위성사진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실제 지각운동에 따른 지진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강 상류 여전히 막혀 있어 2차 홍수 위험”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 기후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불안정해진 히말라야 빙하에서 대규모 눈사태와 빙하 붕괴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빙하와 토석류가 네팔·중국 국경 부근의 강을 일시적으로 막아 거대한 자연 댐을 형성했고, 수압을 견디지 못한 둑이 무너지면서 막대한 양의 물과 토사가 하류 지역으로 쏟아졌다는 분석이다.

장창궁 ICIMOD 기후·환경위험 담당 책임자는 “네팔과 중국 국경의 강 상류에 여전히 막힌 부분이 남아 있다”며 추가 붕괴에 따른 두 번째 홍수 가능성을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히말라야의 급격한 기온 상승으로 빙하호가 확대되고 빙하와 영구동토층이 불안정해지면서 비슷한 형태의 재난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