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폭로 한 달 만에 간부 200명 소집…추미애 “직속 보고체계 구축”

경기도청 직원 “성적 요구 거절하자 업무 배제·악성 소문” 주장 도, 피해자 보호·2차 가해 차단 지시…현재 사실관계 조사 진행 조사 결과·징계 여부 아직 공개 안 돼…특별교육 실효성이 관건

2026-08-20     이슈밸리

 

[이슈밸리=박지영 기자] 경기도가 최근 도청 내부에서 성적 요구와 보복성 업무 배제를 당했다는 폭로가 나온 가운데 간부공무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예방 특별교육을 실시했다.

경기도는 20일 경기도청 다산홀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부지사, 실·국장, 부서장 등 간부공무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간부공무원 성희롱·성폭력 예방 특별교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은 조직 내 성희롱·성폭력 문제에 대한 간부공무원의 책임 의식을 높이고 상호 존중과 성평등에 기반한 공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폭력예방 통합교육 전문강사인 장재성 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강의를 맡았다.

경기도가 간부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특별교육에 나선 것은 지난달 도청 내부 익명 게시판에서 제기된 성비위 의혹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성적 요구 거절하자 업무 배제”…내부 폭로 파문

앞서 지난달 23일 경기도청 직원 전용 익명 소통 게시판인 ‘와글와글’에는 같은 부서 상사로부터 성적인 요구를 받았고, 이를 거절한 뒤 업무 배제와 부정적인 소문 유포 등 불이익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자신과 상대방 모두 기혼자라며 가정을 지키기 위해 요구를 거절했지만 이후 업무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또 상대방으로부터 “만나주지 않으면 그만두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으며 이를 단순한 요구를 넘어 압박과 협박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폭로 당시에도 문제의 당사자로 지목한 직원과 같은 팀에서 근무하고 있어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다만 게시글에는 작성자와 상대방의 신원이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내용은 현재까지 익명 게시글을 통해 제기된 당사자의 주장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사실관계가 확정돼야 한다. 상대방으로 지목된 직원에 대한 구체적인 반론이나 공식 입장도 공개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보도

추미애 “피해자 의사 최우선…무관용 원칙 대응”

논란이 확산하자 추 지사는 피해자 의사를 최우선으로 존중하고 2차 가해를 차단하는 동시에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진행하라고 특별지시했다.

특히 피해자나 신고자의 신원을 추적하거나 사건과 관련 없는 사생활을 유포하는 행위도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자료와 조사 절차에 대한 보안 관리를 강화하도록 했다.

피해자가 조사 과정에서 같은 내용을 반복해 진술하면서 추가적인 고통을 겪지 않도록 상담과 조사, 법률 지원을 연계하고 필요할 경우 근무환경 조정과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추 지사는 당시 “성비위 사안은 도지사가 직접 챙기며 피해자의 편에 서겠다”며 인권담당관이 성비위 신고와 조사 진행 상황을 도지사에게 상시·직접 보고하는 체계를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여러 부서를 거치는 과정에서 신고가 축소되거나 대응이 늦어지는 것을 막고 도지사가 초기 보호조치부터 조사와 처분 과정까지 직접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사실관계 조사 중…징계·수사 전환 여부는 아직

경기도는 폭로 직후 해당 게시글 작성자에게 신고와 조사 절차를 안내하고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했다.

다만 20일 현재 경기도가 해당 의혹에 대한 최종 조사 결과나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의 징계 여부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사자 분리나 직위해제, 수사기관 통보 여부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는 ‘성비위 사건이 확인됐다’고 단정하기보다 내부 폭로를 계기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경기도가 조사와 피해자 보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조사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것은 피해자 신원과 사생활 보호를 위한 측면이 있다. 다만 사건 발생 후 약 한 달이 지난 만큼 피해자 보호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조사 진행 단계와 절차, 후속 조치 여부를 조직 구성원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미애 “불편함 방치하면 큰 사건으로 번질 수 있어”

추 지사는 이날 특별교육 인사말에서 “꾸준히 우리 사회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평소 이런 강의를 잘 듣지 않는다면 부지불식간에 큰 사건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도하지 않았거나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건들을 예방해야 좋은 직장문화도 꽃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자신의 별명인 ‘추다르크’를 언급하며 “저라고 상대방이 지나치게 무례하게 구는데 불편한 느낌을 갖지 않겠느냐”며 “상대방이 눈치를 채지 못하고 고치지 않으면 한 번씩 알려주고 싶은데, 지혜로운 방안이 무엇일지 늘 고민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가 직무상 스트레스로 쌓이지 않도록 빨리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에 도지사 직속 보고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경기도만큼은 이런 일로 직장 내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교육은 지난달 내부 폭로 이후 추 지사가 약속한 성평등 조직문화 개선 조치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교육만으로 사건 대응의 실효성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경기도가 강조한 피해자 보호와 2차 가해 차단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 조사 독립성과 공정성이 확보됐는지, 사실관계가 확인될 경우 지위와 직급에 관계없이 엄정한 처분이 이뤄지는지가 향후 평가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