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강진 사망자 68명…여진 1천576차례
부상자 213명·이재민 1만2천800명…고립지역 주민 “식량·식수도 없다”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을 강타한 규모 7.7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68명으로 늘었다. 규모 5.7의 지진을 포함한 여진이 1천500차례 넘게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과 피해도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국가재난관리청(BNPB)에 따르면 지난 15일 동부 누사틍가라주 플로레스섬 북부 해안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현재까지 68명이 숨지고 213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망가라이 26명, 동망가라이 24명, 나게케오 8명, 시카 4명 등 7개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 국영 안타라통신은 BNPB 발표를 인용해 이 같은 인명 피해를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심하게 파손된 주택 900여채를 포함해 주택 1천300여채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집을 떠난 이재민도 1만2천800명에 달한다.
이재민들은 섬 곳곳의 임시 대피소와 축구장, 공터 등에 분산돼 머물고 있다. 계속되는 여진과 추가 붕괴 우려로 상당수 주민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방수포로 만든 천막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진원지와 가까운 나게케오 지역 음바이 마을 주민 주나이딘(32)은 AFP통신에 “많은 집이 무너지고 곳곳에 균열이 생겨 더 이상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며 “물이나 옷을 가지러 잠시 집에 들를 뿐 밤은 천막에서 보낸다”고 말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17일 오전 8시46분께 플로레스섬 중심 도시 엔데에서 북서쪽으로 약 42㎞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강한 흔들림에 놀란 마우메레 지역 일부 주민은 축구 경기장 등 넓은 장소로 긴급히 대피했다. BNPB가 집계한 여진은 모두 1천576차례로, 이 가운데 상당수는 사람이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약했지만 주민들은 건물 추가 붕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USGS는 지난 15일 발생한 본진의 규모를 7.7, 진원 깊이를 10㎞로 분석했다. 진원이 얕아 지표면의 흔들림과 건물 피해가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USGS 지진정보
인도네시아 정부는 플로레스섬이 속한 동부 누사틍가라주에 14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구조와 구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군과 경찰 인력 3천500여명이 피해 지역에 투입됐으며, 헬기와 C-130 허큘리스 수송기 2대 등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과 구호물자 공수에 나섰다. 지금까지 식수와 식량, 의류, 의약품 등 약 275t의 물자가 전달됐다.
그러나 산사태와 도로 단절로 일부 산간·해안 마을은 여전히 외부와 고립돼 있다. 음바이 주민들은 텐트와 의약품, 식량, 식수 등 기본적인 지원조차 도착하지 않았다며 신속한 지원을 호소했다.
1992년에도 규모 7.7 강진·쓰나미
인도네시아는 지각판이 충돌하는 환태평양 조산대, 이른바 ‘불의 고리’에 자리 잡고 있어 강진과 화산 폭발이 자주 발생한다.
플로레스섬에서는 1992년에도 규모 7.7의 강진과 쓰나미가 발생해 약 2천500명이 숨졌다. 2004년에는 수마트라섬 아체주 앞바다에서 규모 9.1의 지진이 발생한 뒤 거대 쓰나미가 인도양 연안을 덮쳐 인도네시아에서만 약 17만명이 사망했다.
이번 지진 피해는 수색과 피해 조사가 이어지면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