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갑여단 잡은 우크라 드론…韓'軍' ‘통합 지휘탑’부터 부재중

독일 모의전서 미군 병력·장갑차 잇달아 무력화 드론작전사, 11월 국방드론본부로 개편…작전권은 각 군 이관 ‘평양 무인기’ 의혹과 조직 개편 맞물려…정치적 책임과 군사적 기능 구분해야 각 군 분산 운용 필요하지만 합동작전 지휘 공백 우려

2026-08-14     이슈밸리

 

[이슈밸리=국방외교팀]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가 독일에서 실시된 다국적 연합훈련에서 미군 기갑부대를 사실상 궤멸시킨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래전의 중심이 전차와 포병에서 드론을 결합한 통합전투체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한국군은 드론 전력을 육·해·공군과 해병대로 분산하는 동시에 이를 합동 차원에서 직접 통제해 온 드론작전사령부의 작전 기능을 없애는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드론 운용 저변을 넓히겠다는 취지와 달리, 군별로 흩어진 드론 전력을 누가 통합 지휘할 것인지에 대한 해법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올해 4∼5월 독일 호헨펠스 훈련장에서 열린 ‘컴바인드 리졸브’ 훈련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가 미군 병력과 장갑차를 손쉽게 탐지해 무력화했다고 보도했다. 훈련 상대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후드에서 순환 배치된 제1기병사단 예하 기갑부대였다.

WSJ는 훈련 관계자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가 미군 병력과 장갑차를 쉽게 발견해 격파했다”고 전했다. 미군 부대는 훈련을 계속하기 위해 일부 전력을 다시 투입하는 ‘리스폰’ 조치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실제 병력과 장비가 파괴된 것이 아니라 모의 교전 판정에 따라 전투불능 처리된 결과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이번 훈련은 전차의 시대가 끝났다는 의미라기보다 전차와 포병, 보병이 드론 정찰·타격·전자전 체계와 결합하지 못하면 전투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값비싼 장갑차와 대드론 장비를 갖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드론이 찾아낸 표적 정보를 지휘부와 화력부대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지휘통제 능력이 승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드론작전사는 사라지고 작전권은 각 군으로

한국군은 이와 반대 방향으로 읽힐 수 있는 조직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달 입법예고한 ‘드론작전사령부령 전부개정령안’에 따르면 드론작전사령부는 오는 11월 국방부 직속 ‘국방드론본부’로 개편될 예정이다. 기존 드론사가 보유한 작전 기능과 예하 전력은 육·해·공군과 해병대로 이관된다.

국방드론본부는 드론·대드론 분야의 전투발전과 획득 지원, 군 실증, 민군 협력 등을 맡는다. 정책과 기술 발전을 총괄하는 조직은 남지만, 직접 작전을 지휘하는 사령부 기능은 없어지는 셈이다.

국방부는 개편 이유에 대해 “현재 일부 드론 전력이 특정 부대 중심으로 운용되는 체계를 개선해 각 군이 감시·정찰과 타격작전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각 군의 작전 환경에 맞춰 드론을 보편적인 전투수단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방부 입법예고안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지난 6월 드론·대드론 발전 정책을 발표하면서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에서 드론이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과거에는 소수의 고가 무인체계가 전장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저비용 드론이 대량으로 운용되며 전쟁 양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모든 장병이 드론을 보편적인 전투수단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이른바 ‘50만 드론전사’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드론을 일부 전문부대가 독점하지 않고 분대급까지 보급해 제2의 개인화기처럼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분산 운용’과 ‘통합 지휘’는 다른 문제

드론을 각 군과 일선 부대에 폭넓게 보급하는 방향 자체는 현대전 흐름에 부합한다. 우크라이나군도 소수의 중앙부대만 드론을 운용하지 않는다. 일선 여단과 대대, 소부대가 드론을 직접 활용하고 전장에서 확인된 기술과 전술을 빠르게 공유한다.

문제는 분산된 전력을 연결하는 상위 지휘체계다. 드론전은 단순히 조종사가 무인기를 띄워 표적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끝나지 않는다. 정찰 드론이 확보한 정보를 전자전 부대와 포병, 미사일, 전투기 및 지상군에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적 드론의 주파수와 위치를 분석해 요격 전력을 배분해야 한다.

육군 드론은 육군이, 해군 드론은 해군이 각각 운용하는 구조만으로는 군종을 넘나드는 표적 정보와 공격 우선순위를 신속하게 조정하기 어렵다. 북한의 무인기 편대가 수도권과 군사시설, 해상 전력을 동시에 공격할 경우 탐지·전자전·요격·반격 전력을 하나의 작전망으로 묶을 합동 지휘기구가 필요하다.

국방드론본부가 전투발전과 획득 업무를 담당하더라도 실제 상황에서 각 군의 드론 전력을 직접 배치하고 작전을 명령할 권한이 없다면 ‘정책본부’와 ‘작전지휘부’ 사이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정치적 책임 물어도 군사적 기능까지 없애선 안 돼

드론작전사령부 개편은 2024년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과도 맞물려 있다. 국방부 장관 직속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는 지난 1월 각 군과의 기능 중복에 따른 비효율을 이유로 드론사 폐지를 권고했다. 군 안팎에서는 해당 부대가 비상계엄 명분을 만들기 위한 무인기 작전에 동원됐다는 의혹이 조직 개편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정섭 당시 자문위 미래전략분과위원장은 “드론사를 폐지해 드론 작전은 각급 부대가 수행하도록 하는 대신 별도 센터를 만들어 전력 증강이나 교리 발전 등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불법 작전이나 정치적 목적의 군 동원 의혹이 있다면 지시자와 실행 책임자를 수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동시에 지휘통제 절차를 고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특정 시기 지휘부가 조직을 잘못 운용했다는 이유로 미래전의 핵심 작전 기능까지 해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드론작전사령부가 급조됐고 각 군과 임무가 중복됐다는 비판 역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렇더라도 해법은 작전 기능의 전면 분산에 그칠 것이 아니라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한 합동 드론 지휘체계의 재설계여야 한다.

필요한 것은 드론 숫자가 아니라 ‘하나의 전장 그림’

독일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미군 기갑부대가 고전한 배경은 드론 수량뿐 아니라 운용체계의 차이에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군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정찰과 타격, 전자전, 지휘통제를 연계했지만 미군은 드론이 실시간으로 변화시키는 전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군이 추진하는 ‘50만 드론전사’ 정책도 조종 인력 양성과 교육용 드론 보급을 넘어 실제 작전 수행체계로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수의 드론을 확보하더라도 군별 통신망이 연동되지 않거나 표적 정보 공유와 지휘체계가 분산되면 합동작전에서의 활용도는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무인기와 탄도·순항미사일, 전자전 수단 등을 복합적으로 운용할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려면 일선 부대의 드론 운용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감시·정찰 및 타격 전력을 실시간으로 연계하는 합동 지휘통제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방부는 드론작전사령부의 작전 기능을 각 군으로 이관하고 정책과 전투발전, 획득지원 등의 업무를 별도 조직에 맡기는 방향으로 체계를 개편했다. 이에 따라 각 군의 작전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군별 드론 전력을 통합적으로 조정하는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독일 훈련 사례는 개별 드론의 성능이나 보유 수량뿐 아니라 정찰 정보와 타격 수단, 전자전 및 지휘통제를 하나의 전투체계로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군의 조직 개편도 정책 수립과 전력 확보뿐 아니라 실제 합동작전을 지휘·조정할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드론 전력이 각 군으로 분산되는 상황과 관련해 “각 군이 급급하게 드론 관련 성과를 내기 위해 나서고 있다”며 “성숙하지 않은 정책을 내놓고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