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용접 로봇, 美 최대 군함 조선소 투입…한미 조선협력 본격화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HD현대가 자체 개발한 지능형 용접 시스템을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 산하 조선소에 도입한다. 양사의 협력이 기술 교류를 넘어 미국 함정 건조 현장의 생산성 개선과 조선소 현대화 사업으로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HD현대는 미국 미시시피주에 있는 잉걸스 조선소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범사업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잉걸스 조선소는 헌팅턴 잉걸스가 운영하는 미국 최대 규모의 수상함 건조 조선소다. 이번 사업은 양사가 지난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해양항공우주 전시회 ‘Sea Air Space 2025’에서 체결한 첨단 조선기술 협력 양해각서의 후속 조치다.
HD현대는 시범사업 첫 단계로 자체 개발한 ‘지능형 용접 시스템’을 잉걸스 조선소에 투입한다. 이 시스템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 등 국내 조선소에서 실제 운용하며 성능을 검증한 기술이다.
시스템은 작업 대상과 용접 조건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용접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정한다. 작업자는 작업 구역을 설정한 뒤 여러 대의 로봇을 동시에 관리하고 필요한 상황에만 개입할 수 있다.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도 실시간으로 저장된다. 축적된 데이터는 용접 품질 관리와 생산공정 개선, 작업 이력 확인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숙련 용접공 부족과 생산성 저하 문제를 겪고 있는 미국 조선업계에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사의 협력 범위는 개별 생산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는다. 공정 자동화와 로봇·인공지능 도입을 통한 디지털 조선소 구축을 비롯해 함정 건조 효율성 향상, 생산인력 교육, 기자재 공급망 참여 등 선박 건조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브라이언 블란쳇 잉걸스 조선소 사장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자동화 적용 범위를 생산공정의 더욱 깊은 단계까지 확대하고,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는 과정에 양사의 모범 사례를 접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번 협력은 양사의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고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함정 건조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한국 조선업의 생산기술이 미국 해군 함정 건조 현장에 직접 적용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성능과 생산성 개선 효과가 확인되면 HD현대의 자동화 기술과 기자재 공급망이 미국 조선업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HD현대는 함정 유지·보수·정비를 비롯해 연구개발과 조선소 현대화 분야로 미국과의 협력을 넓히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미국에서 지멘스와 ‘차세대 마린 플랫폼’ 도입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으며,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와도 미국 조선산업 부흥을 위한 조선소 현대화 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