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첫 성적표…매출 92% 급증에도 AI 투자 부담

스타링크 가입자 1천200만명…통신 부문이 성장 견인 2분기 순손실 7천736억원…시간외거래서 주가 8% 하락 머스크 “2030년 매출 1조달러·스타십 하루 한 번 발사”

2026-08-05     이슈밸리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상장 후 처음 공개한 분기 실적에서 시장 전망을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다.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외형 성장을 주도했지만 인공지능(AI) 사업과 우주개발에 투입된 막대한 투자비용이 수익성 개선을 가로막았다.

5일 CNBC·AP통신·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올해 2분기 매출은 78억달러(약 11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69억3천만달러를 웃돈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억달러와 비교하면 92% 증가했다.

그러나 AI 사업을 중심으로 자본 지출이 급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스페이스X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8% 하락했다. 정규장에서는 전 거래일보다 9.4% 오른 125.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업별 매출은 스타링크 등 위성 인터넷을 포함한 통신 부문이 42억9천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xAI와 AI 모델 ‘그록’,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 등을 포함한 AI 부문 매출은 25억6천만달러, 우주 부문 매출은 9억6천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세 사업 부문 모두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특히 스타링크 가입자는 1천20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약 2배 증가했다. 가입자당 평균 매출은 66달러로 집계됐다.

스페이스X는 저가 요금제 출시와 해외시장 진출 확대가 스타링크의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통신 부문의 영업이익은 16억6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9% 증가했다.

기내 인터넷 시장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혔다. 귄 숏웰 스페이스X 사장은 주요 항공사들이 스타링크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다며 상당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숏웰 사장은 에코스타로부터 주파수 대역을 매입했으며 이를 토대로 지상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높은 매출 증가율과 달리 회사 전체로는 적자가 이어졌다.

스페이스X의 2분기 영업손실은 1억4천300만달러(약 2천45억원), 순손실은 5억4천100만달러(약 7천736억원)로 나타났다. 다만 시장이 예상한 19억달러 규모의 순손실과 비교하면 적자 폭은 크게 줄었다.

수익성을 지탱한 통신 부문과 달리 AI 사업은 대규모 투자로 12억6천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의 대형 계약 비중이 높은 우주 부문에서도 5억4천200만달러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매출 구조만 놓고 보면 스타링크가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는 가운데 AI와 우주개발 부문의 장기 투자를 떠받치는 형태가 뚜렷해진 셈이다.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30년 스페이스X의 연간 매출을 1조달러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사람들이 스타링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전 세계 인터넷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스타링크가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매출 78억달러를 단순 연간 환산하면 약 312억달러다. 2030년 매출 1조달러를 달성하려면 불과 수년 동안 연간 매출 규모를 30배 이상 확대해야 한다. 스타링크 가입자 증가와 AI 사업의 수익화, 스타십 상용화가 동시에 뒷받침돼야 가능한 공격적인 목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머스크 CEO는 우주개발과 AI 인프라를 결합한 계획도 내놨다.

스페이스X는 내년까지 우주 데이터센터 역할을 하는 ‘스타마인드 AI’ 위성을 발사하고, 1년 뒤에는 대형 우주선 스타십을 하루에 최소 한 차례 발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달 표면에 질량가속기를 설치해 인공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지구보다 중력이 약한 달을 우주 운송과 위성 배치의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장기적인 구상으로 풀이된다.

스페이스X의 첫 실적은 스타링크를 중심으로 한 고성장 가능성과 AI·우주 사업의 막대한 투자 부담을 동시에 보여줬다. 향후 기업가치의 향방은 통신 부문의 성장세가 AI와 우주개발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얼마나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