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슈] SNS서 확산된 '강아지 지능표'…근거는? 국민犬, 말티즈는 왜 없을까
[이슈밸리=박지영 기자]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강아지 지능표'가 빠르게 확산하며 반려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보더콜리가 '박사' 등급 최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푸들, 저먼셰퍼드, 골든리트리버 등이 뒤를 잇는 반면,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견종 중 하나인 말티즈는 아예 빠져 있어 "말티즈는 머리가 나쁜 개냐"는 궁금증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표가 '개의 지능' 전체를 평가한 자료가 아니라 특정 능력만을 측정한 연구를 단순화한 것이라며 절대적인 순위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SNS 지능표의 원조는 스탠리 코렌 교수 연구
현재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강아지 지능 순위'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심리학자인 스탠리 코렌(Stanley Coren) 교수가 1994년 출간한 저서 'The Intelligence of Dogs'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코렌 교수는 북미와 캐나다의 애견 훈련 심사위원 약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견종별 '작업·복종 지능(Working & Obedience Intelligence)'을 평가했다.
평가 기준은 새로운 명령을 몇 번 만에 배우는지, 첫 번째 명령에 얼마나 높은 확률로 수행하는지 등 훈련 능력이 핵심이었다. 즉 사람의 IQ처럼 '똑똑함'을 종합적으로 측정한 것이 아니라 훈련성과 복종 능력을 비교한 연구다.
말티즈가 빠진 이유는 "지능 때문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국내 대표 반려견인 말티즈가 왜 순위에서 빠졌느냐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능이 낮아서가 아니다. 말티즈는 수백 년 동안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반려견으로 개량된 견종이다.
경찰견이나 목양견처럼 전문적인 복종 훈련을 받는 사례가 많지 않아 당시 연구에서 충분한 평가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고, 결국 공식 순위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말티즈가 순위에 없다는 사실을 '머리가 나쁜 개'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연구 취지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말티즈…교감 능력은 오히려 높은 평가
말티즈는 국내에서 오랫동안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대표적인 반려견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반려동물 관련 통계에서도 말티즈는 푸들, 포메라니안 등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많이 키우는 견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수의행동학 전문가들은 말티즈가 사람의 감정을 읽고 보호자와 교감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견종으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한다. 반려견에게는 명령 수행 능력뿐 아니라 사회성, 적응력, 감정 교류 능력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동물행동학에서는 개의 지능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는 사냥이나 목양 등 타고난 능력인 '본능적 지능', 둘째는 새로운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적응 지능', 셋째는 사람의 명령을 얼마나 잘 배우고 수행하는 '작업·복종 지능'이다.
SNS에서 확산된 순위표는 이 가운데 마지막 항목만을 평가한 결과다.
따라서 보호자의 말을 잘 듣는 견종이 반드시 가장 똑똑한 견종이라는 의미는 아니며, 반대로 순위가 낮거나 빠진 견종 역시 다양한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일 수 있다.
"순위보다 중요한 것은 보호자와의 궁합"
전문가들은 견종별 평균적인 특성은 존재하지만 개체별 성격과 학습 능력의 차이가 훨씬 크다고 강조한다.
특히 보더콜리는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학습 능력을 가진 견종으로 평가받지만 운동량과 정신적 자극이 매우 많이 필요해 초보 보호자에게는 오히려 키우기 어려운 견종으로 꼽힌다.
반면 말티즈는 뛰어난 교감 능력과 온순한 성격, 높은 적응력 덕분에 국내 가정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결국 SNS에서 확산된 '강아지 지능표'는 개의 모든 능력을 평가한 순위가 아니라 '훈련과 복종 능력'만을 비교한 자료다.
말티즈가 빠진 이유 역시 지능이 낮아서가 아니라 연구 대상과 평가 방식의 한계 때문이며, 반려견의 가치는 숫자로 매겨지는 순위보다 보호자와의 교감과 생활환경에 얼마나 잘 어울리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