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사재 1200억 더 넣었다…보스턴다이내믹스 25% 확보

2026-07-19     한유진 기자

 

[이슈밸리=한유진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약 1,200억원의 사재를 추가 투입해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25% 수준까지 확대한다. 그룹 차원의 피지컬 AI(Physical AI) 전략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향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염두에 둔 지배구조 정비에도 속도를 내는 행보로 풀이된다.

19일 증권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주주들은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9.65% 지분에 대한 풋옵션 행사분을 기존 지분 비율대로 나눠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구조는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출자한 투자법인 HMG글로벌이 56.4%, 정의선 회장이 22.6%, 현대글로비스가 11.25%, 소프트뱅크가 9.65%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HMG글로벌은 62.5%, 정의선 회장은 25.0%, 현대글로비스는 12.5%를 각각 보유하게 되며,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

사재만 8천억원…정의선의 장기 투자

소프트뱅크 지분 인수 가격은 약 3억2천만 달러(약 4,500억원)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정의선 회장이 부담하는 금액은 약 8천만 달러(약 1,200억원), HMG글로벌은 약 2억 달러, 현대글로비스는 약 4천만 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2021년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당시에도 약 2,389억원의 개인 자금을 투자했다. 이후 유상증자 참여와 이번 추가 투자까지 합하면 개인 누적 투자 규모는 약 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증권가는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각 주주사는 지분 인수 의무 발생과 관련해 내부 절차에 따라 인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지분 확대는 단순한 투자보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인 피지컬 AI를 위한 기반 강화라는 의미가 크다.

피지컬 AI는 생성형 AI가 물리적 공간에서 실제 움직이는 로봇과 결합하는 기술로, 향후 제조업과 물류, 서비스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2028년에는 부품 분류와 물류 작업을 수행하고, 2030년부터는 실제 자동차 부품 조립 공정까지 업무 범위를 확대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피지컬 AI 시대에는 자동차와 로봇, 제조 데이터가 현대차그룹만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AI 기술 내재화를 그룹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다.

IPO도 가시권…구글 투자 가능성도 거론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100% 확보함에 따라 미국 나스닥 상장(IPO) 준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이전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는 프리 IPO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소프트뱅크 지분 인수로 현대차그룹은 향후 지분 희석 우려를 줄였으며, 확보한 지분 일부를 프리 IPO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력한 전략적 투자자로는 구글이 거론된다. 구글 딥마인드는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휴머노이드 로봇 제어를 위한 AI 모델을 공동 연구하고 있으며, 실제 산업현장에서 축적되는 대규모 물리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추가 투자는 단순한 지분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정의선 회장이 수천억원의 사재를 지속적으로 투입하는 것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현대차그룹 미래 성장축으로 확신하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특히 생성형 AI 경쟁이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피지컬 AI' 중심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자동차 제조 데이터와 로봇 기술을 동시에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라는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

향후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고 글로벌 빅테크와 전략적 협력을 확대할 경우,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기업을 넘어 AI·로보틱스 플랫폼 기업으로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