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프’ 흥행, 중앙그룹 회생 도움 될까…JTBC·중앙일보 직접 지원 어려울 듯

플러스엠 투자·배급작 흥행 시나리오 분석 엔터 수익, 언론 계열사로 곧장 이동 어려워 메가박스·콘텐트리 유동성 개선과 회생가치 방어가 핵심

2026-07-07     한유진 기자

 

[이슈밸리=한유진 기자] 최근 대규모 유동성 위기에 몰린 중앙그룹을 둘러싸고 영화계와 투자업계의 관심이 나홍진 감독의 신작 영화 ‘호프(HOPE)’에 쏠리고 있다. 올 여름 전 세계적으로 최고 흥행작이 될 '호프'는 중앙그룹 계열사인 메가박스중앙 산하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을 맡았다. 만약 이 작품이 극장가에서 흥행에 성공할 경우, 중앙그룹 회생절차에 의미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호프’가 흥행한다고 해서 그 수익이 곧바로 JTBC나 중앙일보의 운영자금으로 흘러 들어가는 구조는 아니다. 영화 수익은 우선 투자자 정산, 배급 수수료, 극장 정산, 제작비 회수, 세금 및 비용 처리 등을 거친 뒤 해당 사업 부문의 현금흐름으로 남는다. 이후에도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계열사의 자금 사용은 법원과 채권단의 통제를 받는다.

따라서 ‘호프’ 흥행은 JTBC나 중앙일보를 직접 살리는 돈줄이라기보다, 중앙그룹의 엔터·콘텐츠 부문이 여전히 수익성과 존속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재무적 신호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언론과 엔터의 자본 흐름 분리…무상 지원은 법률 리스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는 메가박스중앙의 영화 투자·배급 브랜드다. 메가박스중앙은 콘텐트리중앙과 연결된 엔터·콘텐츠 축에 속한다. 반면 JTBC와 중앙일보는 같은 중앙그룹 안에 있더라도 별도 법인과 사업 구조를 가진 계열사다.

이 때문에 영화 흥행 수익을 방송이나 신문 계열사의 적자 보전에 곧바로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정상적인 이사회 절차, 적정한 대가, 채권자 보호 장치 없이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할 경우 배임 소지나 회생절차상 문제로 번질 수 있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회사의 자산은 사실상 법원 관리 아래 놓인다. 자산 처분, 대규모 자금 이동, 특수관계인 거래 등은 통상 엄격한 검토 대상이다. 법원의 허가 없이 계열사 간 자금을 임의로 옮기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호프’가 흥행할 경우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은 JTBC나 중앙일보가 아니라 메가박스중앙과 콘텐트리중앙이다. 플러스엠이 투자·배급한 작품의 성과는 메가박스중앙의 영업현금흐름과 기업가치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영화가 흥행하면 배급 수익, 극장 관객 유입, 콘텐츠 사업 신뢰도 회복이라는 세 가지 효과가 동시에 발생한다. 이는 단순한 흥행 수입을 넘어 회생절차에서 중요한 ‘계속기업가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회생절차의 핵심은 회사가 청산되는 것보다 계속 영업하는 것이 채권자에게 더 유리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있다. ‘호프’의 흥행은 메가박스중앙과 콘텐트리중앙이 여전히 시장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지주사 청산가치 방어에는 긍정적 변수

‘호프’의 흥행이 중앙그룹 전체에 미치는 효과는 직접 지원보다 간접 방어에 가깝다. 자회사의 실적이 개선되면 해당 자회사의 기업가치가 올라가고, 이는 지주사나 상위 회사가 보유한 지분가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지분가치 상승이 곧 현금 유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유동성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채권단 협상, 회생계획안 인가, 자산 매각, 신규 투자 유치, 비용 구조조정 등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결국 ‘호프’는 중앙그룹 회생의 단독 해법은 아니다. 그러나 그룹 내 엔터·콘텐츠 부문의 존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카드가 될 수 있다. 흥행에 성공한다면 채권단과 법원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살려둘 가치가 있는 사업”이라는 논리를 강화할 수 있다.

JTBC와 중앙일보 입장에서 ‘호프’의 흥행은 반가운 호재지만, 직접적인 재무 지원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언론 부문의 회생 또는 정상화는 광고 시장 회복, 비용 효율화, 콘텐츠 경쟁력 강화, 별도 자금 조달 등 자체 해법이 필요하다.

영화 한 편의 흥행이 그룹 전체의 재무난을 단숨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대형 콘텐츠가 성공하면 중앙그룹의 핵심 자산인 콘텐츠 제작·투자·배급 역량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을 시장에 보여줄 수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회생절차에서는 단기 현금흐름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인지가 더 중요하게 평가된다”며 “대형 텐트폴 작품의 흥행은 채권단 설득과 기업가치 산정에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종합하면, ‘호프’라는 제목처럼 이 영화가 중앙그룹 회생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흥행 수익이 JTBC나 중앙일보로 곧장 흘러가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이다.

다만 ‘호프’가 대박을 터뜨린다면, 중앙그룹 엔터·콘텐츠 부문의 생존 가능성을 입증하는 강력한 방패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