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3대 메가 프로젝트 방향은 옳은데'… 노동 정책 일관성 절실
[이슈밸리=윤대우 편집장]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호남·충청·영남을 잇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연이어 발표하며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우주·항공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육성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가가 산업의 방향을 제시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끌었던 1970~1980년대 국가 주도 산업정책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물론 시대는 달라졌다. 과거처럼 정부가 기업 투자를 직접 주도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고, 기업의 자율적인 투자 결정과 시장 원리가 존중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막대한 유보금을 쌓아두거나 해외 투자 비중을 계속 늘리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국내 산업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첨단산업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기업 투자와 대규모 프로젝트를 적극 견인하는 것 자체를 무리한 정책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의견 역시 적지 않다.
문제는 투자 규모가 아니라는 점이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메가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경제정책뿐 아니라 노동과 안보를 포함한 국정 전반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거대한 비전과 정책의 일관성이 함께할 때 비로소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노동정책이다. 정부는 수백조 원 규모의 민간 투자와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를 강조하고 있지만, 산업계와 노동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보다 분명한 방향 제시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과 경제계 일각에서는 대규모 투자 유치와 노동정책이 충돌하지 않도록 정부가 보다 명확한 원칙과 조정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투자 규모만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제도와 노사 환경이기 때문이다.
안보 분야에서도 정책의 일관성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방부 장관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28만 명 이상이 동의한 것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청원 참여자 모두가 같은 이유를 갖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지 않은 국민이 현 국방정책이나 국방부 리더십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여지는 충분하다.
이처럼 국민적 논란이 커진 사안이라면 정부는 정책 방향을 보다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국민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이러한 논란에 대해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는다면, 강한 자주국방과 군 전력 강화를 강조하는 국정 기조와 실제 정책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비판은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다. 국정 운영에서 중요한 것은 정책을 추진하는 것만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신뢰를 얻는 과정이다.
다시 경제로 돌아간다면,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역 개발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는 국가 전략이다. 그만큼 정부가 기업과 시장, 노동계, 국민 모두에게 일관된 정책 신호를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제에서는 속도를 강조하면서 노동과 안보에서는 논란이 반복된다면 정책 전체의 설득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국정 운영의 성패는 결국 신뢰에서 갈린다. 국민은 거창한 비전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정부를 원한다. 노동 현안에서는 분명한 원칙을 제시하고, 안보 논란에는 국민이 납득할 설명을 내놓으며, 경제정책과 조화를 이루는 국정 운영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첫걸음일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 전략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평가받을 가치가 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청사진이라도 경제와 노동, 안보라는 국가 운영의 핵심 축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정책의 일관성은 거대한 투자 규모보다 더 중요한 국가 경쟁력이다. 이제 국민이 정부에 기대하는 것은 또 하나의 새로운 비전이 아니라, 같은 원칙으로 경제를 이끌고 노동을 설득하며 안보를 책임지는 일관된 리더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