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단 2대 美 정찰기 '컴뱃센트' 한국 30시간 체류…왜?

2026-06-30     이슈밸리

 

[이슈밸리=권동혁 기자] 미국 공군이 전 세계에 단 2대만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략 전자정보(ELINT) 정찰기 RC-135U '컴뱃센트(Combat Sent)'가 한국에 약 30시간 머문 뒤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30일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 자료를 분석한 결과, 컴뱃센트가 지난 26일 오전 7시 53분 한국 남해상을 거쳐 한반도에 진입한 뒤 약 30시간 후인 27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미 공군기지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항적에 따르면 이 항공기는 26일 오전 8시 14분께 경기도 수원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위치가 확인된 뒤 신호가 사라졌고, 약 30시간이 지난 27일 오후 2시 48분 오산 인근에서 다시 포착됐다. 이후 오후 5시께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 착륙한 것으로 나타났다.

VOA는 미국 전략정찰기가 한국에서 하루 이상 체류한 정황이 공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위치 신호가 사라졌던 기간 동안 실제 지상에 머물렀는지, 추가 비행 임무를 수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세계 최정예 전자정보 수집기…레이더와 미사일을 '듣는' 항공기

RC-135U 컴뱃센트는 미 공군이 운용하는 RC-135 계열 가운데 가장 희귀한 전략 자산이다. 단순히 사진을 촬영하는 정찰기가 아니라 수백㎞ 떨어진 곳에서도 적 레이더와 방공망, 군 통신, 각종 전자파를 탐지·분석하는 전자정보(ELINT) 전문 플랫폼이다.

특히 방공 레이더의 주파수와 출력, 탐지 성능은 물론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자신호까지 수집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와 전자전(EW) 작전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처럼 장시간 한국에 머문 것은 단순한 통과 비행이 아니라 특정 전자정보 수집이나 장비 운용, 연합작전 지원 등의 임무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미국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구체적인 임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RC-135 계열은 모두 같은 기체를 기반으로 하지만 수행하는 임무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이번에 전개된 RC-135U 컴뱃센트는 적 레이더와 방공망 등 전자신호를 분석하는 것이 주 임무다.

 

 

반면 RC-135S '코브라볼(Cobra Ball)'은 탄도미사일 시험을 추적하는 전략 정찰기로 광학·적외선 센서를 이용해 미사일 비행 궤적과 재진입체를 분석한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미사일 시험 발사 때 자주 투입되는 기종이다.

가장 자주 한반도에서 포착되는 RC-135V/W '리벳조인트(Rivet Joint)'는 군 통신과 지휘통제망을 감청하는 통신정보(SIGINT) 수집 플랫폼으로 전장의 통신 흐름을 실시간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다.

즉 컴뱃센트는 '레이더를 분석하는 항공기', 코브라볼은 '미사일을 추적하는 항공기', 리벳조인트는 '통신을 감청하는 항공기'라는 점에서 임무가 명확히 구분된다.

대당 4천억~5천억원 추정…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탑재 장비

미 공군은 RC-135U의 공식 획득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기존 KC-135 공중급유기를 개조해 제작된 기체이기 때문이다.

군사 전문가들과 해외 항공우주 분석기관들은 최신 전자정보 장비와 지속적인 성능 개량 비용을 포함할 경우 현재 가치 기준으로 대당 약 3억~4억 달러, 우리 돈 약 4,100억~5,5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컴뱃센트의 진정한 가치는 기체 가격이 아니라 내부에 탑재된 첨단 전자정보 수집 장비와 수십 년간 축적된 데이터베이스에 있다"며 "사실상 미국이 가장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전자정보 자산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한다.

북한도 민감하게 반응…한반도 안보 상황 주목

북한은 컴뱃센트의 한반도 전개에 지속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실제로 2024년 조선중앙통신은 컴뱃센트의 한반도 활동을 강하게 비난하며 미국의 전략정찰 활동이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RC-135U '컴뱃센트 미군 정찰기가 출격한 것에 강하게 반발하며 "분별없이 날뛰다가는 예측지 못할 재난만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에서 "(2024년 5월) 29일 일본에서 발진한 미 공군 정찰기 RC-135U가 또다시 우리의 남쪽 국경 가까이에서 반공화국 공중정탐행위에 광분했다"며 이외에도 전략정찰기 U-2S, 무인정찰기 RQ-4B 등이 "거의 24시간 우리에 대한 감시, 정탐활동을 일상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장시간 체류가 북한의 미사일 활동이나 전자전 능력, 방공망 운용 등을 정밀 분석하기 위한 임무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 측이 임무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만큼 구체적인 목적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