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분석] 에코프로비엠의 명암… 하이니켈 1위, 중국 추격 넘을까
[이슈밸리=경제산업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이 코스닥 대표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시 다지고 있다.
대규모 흑자 전환 전망과 함께 시장의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무서운 저가 공세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확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에코프로비엠이 세계 양극재 시장의 주도권을 지켜낼 수 있을지 짚어본다.
세계 최고 수준 하이니켈 기술력과 실적 회복세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용 하이니켈(NCM·NCA) 양극재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양극재 양산에 성공한 이후, 삼성SDI와 SK온 등 글로벌 배터리 기업에 핵심 소재를 공급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현재 헝가리 생산기지 구축을 통해 유럽 공급망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하이니켈 양극재 선도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수요 둔화라는 악재 속에서도 수익성 회복의 청신호가 켜졌다. 증권가 추정에 따르면 올해(2026년) 매출은 약 3조 원대, 영업이익은 약 1,430억 원 수준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견고한 지배구조와 수직계열화의 시너지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그룹 차원의 밸류체인 완성도는 에코프로비엠의 든든한 방어막이다.
안정적 경영권 최대주주인 에코프로가 40.84%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45%를 웃돈다. 일반 주주 비중이 높음에도 지분이 분산되어 있어 적대적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완벽한 수직계열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전구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수산화리튬), 에코프로CnG(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그룹 계열사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원재료 확보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클로즈드 루프(Closed Loop)' 생태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원가 및 공급망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넘어야 할 산 중국의 맹추격과 LFP의 비상
하지만 글로벌 경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에코프로비엠의 가장 큰 강점인 '프리미엄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 기업들의 부상이 위협적이다. 론베이(Ronbay), 샨샨(ShanShan), 리샤인(Reshine), CNGR 등은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막대한 생산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무섭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니켈 원료 채굴부터 전구체, 양극재까지 이어지는 일괄 생산체계를 구축해 가격을 지속적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1, 2위 배터리 기업인 CATL과 BYD를 중심으로 LFP 배터리 채택이 급증한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긴 주행거리가 필요한 프리미엄 전기차에는 여전히 하이니켈 배터리가 필수적이지만, 대중화를 이끌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서는 저렴한 LFP 배터리가 대세로 굳어지는 추세다.
명과 암이 교차하는 향후 5년, "기술을 넘어 공급망으로"
현재 에코프로비엠을 둘러싼 환경은 명과 암이 뚜렷하게 공존한다. 유럽 현지 생산 확대와 북미 공급망 재편의 반사이익은 긍정적이지만, 소수 고객사에 집중된 매출 구조와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고정비 부담은 잠재적 위험 요소다.
전문가들은 이제 기술 우위만으로는 시장을 낙관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배터리 전문가는 "배터리 소재 산업은 이제 기술 경쟁에서 공급망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완전히 이동했다"며 "에코프로비엠의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력은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앞으로는 원재료 확보 능력과 현지 생산체계, 고객 다변화가 기업가치를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중국 기업들이 정부 지원과 압도적인 생산 규모로 가격 경쟁력을 쥐고 흔드는 상황에서, 향후 5년은 기술력 격차보다 원가 경쟁력과 공급망 지배력이 승패를 가르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비엠이 차세대 양극재 개발과 동시에 북미·유럽 시장의 공급망을 선점해야만 진정한 글로벌 1위로 롱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