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 에세이-④] 멈추지 않는 허기...간식 앞에 무너진 자존심

2026-06-20     이슈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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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밸리=말티즈 '장군' 기자] 나는(말티즈) 늘 배가 고프다.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이 본능적인 갈증은 언제나 나의 시선을 주방으로 이끈다.

특히 우리 집의 '간식 최고 사령관'인 아빠의 움직임에 내 온몸의 감각은 예민하게 곤두선다. 깊은 잠에 빠져 있던 밤이라도 예외는 아니다.

아빠가 늦게 귀가해 무언가를 부스럭거리며 먹는 기척이 들리면, 나는 굳게 닫힌 방문을 긁어서라도 기어이 탈출해 그에게 간절하고도 우수에 찬 눈빛을 쏘아보내고야 만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시대가 변했다. 예전처럼 종류를 가리지 않고 기름진 간식을 찔러주던 아빠는 이제 없다. 나의 '건강'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이제 내게 허락된 것은 사과, 양배추, 당근, 오이 같은 푸릇푸릇한 채소들뿐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의 황홀한 풍미는 오직 꿈속에서나 맛볼 수 있는 신기루가 되어버렸고, 매번 식사를 적게 주는 것도 아닌데 뱃속은 늘 공허하다.

나의 이토록 위대한 식욕 때문일까. 다 커봐야 3~5kg일 거라던 애견샵 사장의 장담을 비웃듯, 나는 9~10kg에 육박하는 웰시코기급 거구로 성장해 버렸다.

명색이 영국 버킹엄 혈통을 이어받은 명문가 말티즈이거늘, 산책을 나갈 때면 대자연을 만끽하기보다는 땅바닥에 뭐가 떨어져 있나 찾느라 내 목은 늘 땅을 향한다. 주위에서는 나를 보며 견종이 맞느냐, 심지어 똥개가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만, 난 분명 뼈대 있는 가문의 강아지다.

오늘도 나는 하염없이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들을 향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하고 애처로운 눈빛 작전을 펼친다.

물론, 목표했던 간식이 내 입으로 들어오는 그 순간 나의 태도는 돌변한다. 미련 없이 가차하게 뒤돌아서서 쌩을 까버리는 것이다. 철저히 먹을 것을 줄 때만 내 식구인 셈이다.

이 냉정한 꼬리치기가 얄밉게 보일지 몰라도 어쩌겠는가. 견생(犬生) 먹고사는 일이 결국 다 이런 것 아니겠는가. 나의 이 멈추지 않는 허기는 오늘도 주방을 향해 맹렬히 타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