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6,000명 vs 드론 영상"… 집회 규모 왜곡이 부르는 ‘방송 신뢰 과제’

2026-06-14     이슈밸리

 

[이슈밸리=사회정책팀] 지난 6월 13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광장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인파로 붉게 물들었다.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고,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함성은 잠실 일대를 뒤흔들었다.

상공을 날던 드론 카메라에 담긴 현장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人山人海)’ 그 자체였다. 그런데 다음 날 신문과 방송이 전한 숫자는 현장에 있었던 시민들의 눈을 의심케 했다.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이 집회의 규모를 ‘6,000명 안팎’이라며 대폭 축소해 보도했다.

"내 눈앞의 수만 명, 뉴스엔 6,000명"

유튜브 선달프 드론 촬영과 서울신문에 따르면 이날 올림픽공원 한얼광장 일대의 면적은 약 1만㎡가 넘는다. 영상 속 인파가 광장 전체를 빈틈없이 메우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1㎡당 2명씩만 배치되었다고 가정하면 최소 2만 명은 훌쩍 넘는 규모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6,000명’이라는 박한 숫자를 고집했다. 오히려 집회 인원이 줄었다고 버젓이 보도한 방송도 있었다. 

이는 단순히 계산의 오차가 아니다. 언론이 집회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폄훼’하려는 보도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는 강한 의구심을 낳기에 충분하다. 현장을 직접 확인한 시민들 사이에서 "언론이 명백한 현장을 왜곡하는 것은 보도가 아니라 정치적 선동"이라는 거센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왜곡된 숫자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언론이 대중의 인식을 조작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축소 보도' 뒤에 숨은 불투명한 산출 방식과 관행

집회 인원 추산은 언제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하늘에서 내려다본 드론 영상이라는 명확한 시각 자료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기성 언론이 과거의 관행적이고 보수적인 추산 방식을 되풀이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경찰이나 특정 기관이 발표하는 수치를 무비판적으로 받아쓰는 관행, 광장의 전체 면적을 무시하고 특정 구역만을 인원 집계 범위로 한정하는 방식은 더 이상 ‘객관적 보도’로 대접받지 못한다.

디지털 시대에 시민들은 이미 스스로 드론을 띄워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진 지금, 언론이 여전히 과거의 '데스크 편집'에 의존해 현장의 진실을 가리는 ‘눈가리개’를 쓰고 있다면, 국민의 신뢰는 회복 불가능한 강을 건널 수밖에 없다. 특히 대규모 인원이 모인 현장에서조차 '축소'를 지향하는 듯한 보도 행태는 언론의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저널리즘의 본질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 전달

언론의 존재 이유는 사실(Fact)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데 있다. 마음에 드는 집회는 부풀리고, 불편한 집회는 깎아내리는 것은 저널리즘이 아니라 ‘정치적 필터링’일 뿐이다. 만약 드론 영상에 찍힌 수많은 인파를 6,000명으로 둔갑시키는 것이 언론의 보도 원칙이라면, 그 원칙은 당장 폐기되어야 한다.

시민들은 이제 똑똑하다. 영상 속 광장의 밀도를 직접 확인하고 계산하는 시민들에게 언론의 ‘축소 보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언론이 진정으로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싶다면, 경찰의 발표 뒤에 숨지 말고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한 사실을 보도해야 한다. 취재 현장보다 더 정확한 취재원은 없다. 언론은 현장을 외면하고 책상머리에서 만들어내는 숫자가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아야 한다.

언론의 성찰 없이는 민주주의의 미래도 없다

이번 잠실 집회 보도 논란은 우리 언론이 직면한 신뢰 위기의 단면을 보여준다. 대규모 집회에 대한 보도 편향성은 사회적 분열을 가속화하고, 국민이 언론을 '진실의 전달자'가 아닌 '정치적 당사자'로 인식하게 만든다. 만약 언론이 계속해서 특정 집회에 대해 편향된 잣대를 들이댄다면, 시민들은 결국 기성 언론을 외면하고 대안 매체나 개인의 기록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한 미디어 비평가는 "현재 주류 미디어들이 보여주는 집회 보도의 편향성은 단순히 수치 왜곡의 문제를 넘어섰다. 이는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2030 세대의 시대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태"라고 규정하면서 "기성 언론이 이처럼 실체적 진실을 외면한 채 프레임 중심의 보도를 고집한다면, 미래 세대에게 대한민국 방송은 더 이상 정보의 공공재가 아닌, 신뢰할 수 없는 '기득권의 도구'로 낙인찍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